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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시민인문대학

시민인문대학

오늘 시민대학 미팅에 참석했다. 작은 도서관들끼리 기획하는 시민강좌 준비 모임인데 우연한 기회에 너도 참가하게 되었다. 주최 측에서 한 2주 전 쯤 너에게 인문학 강의를 좀 맡아달라는 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아직은 시작이지만 인문학도 한번 시도해 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내심 반겨하며 작년 12271차 미팅에 참석해 강의계획서를 제출한 바 있다. 너의 강좌명은 <인문학의 즐거움>이다.

오늘은 2차 모임으로 각자 할 일을 점검하고, 홍보전단지를 최종 교정하는 일을 했다. 너는 아침 9시 반에 집을 나서 위례 신도시를 향해 차를 몰았다. 20분 만에 위례 목적지에 도착했다. 위례의 거리는 아직 공사 중이라 어수선한데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마치 백제 인들처럼 느껴졌다. 하하. 백제의 역사가 되살아 날 것 같은 묘한 기분. 모임장소는 새로 입주가 진행 중인 건물이었다. 그 건물 1층 베이커리에서 간식용 양파 빵을 사 들고 모임장소를 찾아갔다.

참석자들은 7, 2시간동안 안건을 검토하고 곧 바로 헤어졌다. 처음이라 서먹하기도 하고 아직 점심을 같이할 수 있는 사이와 형편은 안 되었다. 같이 식사를 하지 않으면 돈과 시간을 아낄 수 있어 좋은 점이 많다. 너는 곧장 너의 동네로 돌아와 단골식당에서 6천 원 하는 고등어자반 백반을 먹었다. 맛이 좋았지. 다시 너의 도서관에 들어와서 책상과 의자들을 강의실 모드로 재배치했다. 왜 걸리적거리는 짐들은 이렇게 많은지 원, 주로 책과 종이뭉치들이지만 정리하는데 3시간이 걸렸다. 등골에 땀까지 배어났다. 그래도 정리하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 레이아웃도 괜찮고. 그렇지, 환경은 항상 새롭게 바꾸는 게 좋지. 기분도 새로워지거든.

조명스탠드들을 옮겨 배치하고 하나하나 켜보았다. 밝다. 문득 이제 등잔 밑은 어둡지 않다는 생각이 뜬다. 그렇다. 과거 호롱불 시대에는 등잔 밑이 어두웠다. 그러나 오늘의 전기시대에는 스탠드 밑이 더 밝다. 아니, 너 그걸 말이라고 해? 아니, 내말은 등잔 밑이 밝은 오늘의 너희들 마음이 밝은가를 한번 생각해보자고. 만일 네 마음의 등잔 밑이 아직 어둡다면 이제 현대의 문명에 맞게 밝혀야 한다, 이 거지. 그리고 인문학을 하는 것이 너희들 마음을 밝게 하는 게 아닌가 싶어, 예전의 호롱불 시대에도 위대한 선각자들은 마음의 등불을 밝히고 인류를 깨우쳤는데, 오늘은 얼마나 조건이 좋아졌나? 그런데도 마음을 밝히는 건 소홀히 하고 있네 그려. 그래 너의 인문학 강의 계획서는 이러해. 미력이나마 한번 시도해보자고. 2017. 1. 3().

강좌명 : 인문학의 즐거움

강의 목적

우리 인문학 과연 이대로 좋은가? 사변적 인문학, 어려운 인문학, 립 서비스 인문학을 경계한다. 인문학은 즐거워야 한다.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인간적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 인문학의 목적은 실천에 있다. 인문학은 인성을 다듬는데 활용해야 한다. 본 강의는 인문학의 본질과 그 실천 방법을 안내한다.

강의 내용

1주차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 인문학의 본질, 성격, 인문학의 범위 및 분류

2주차

인문학과 현대생활 : 인문학과 평생교육, 인문학과 인성교육 그리고 도서관

3주차

인문학과 친해지기 : 너와 나의 인문학(인문학과 소통), 나의 인문학 가꾸기

4주차

인문학 실천방법, 가정, 학교, 회사, 사회생활 인문학. 책 읽고, 책 쓰기

 

이 강좌 이후는 인문학 북토크 릴레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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