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도서관 마케팅
네이버의 그린 팩토리(green factory), 현대카드의 디자인(design), 트래블(travel), 뮤직(music) 라이브러리, 이름만으로는 마치 유럽이나 아메리카에 있는 라이브러리 같다. 그곳엔 원서가 있고, 음악이 있고, 카페가 있고, 아메리카노도 있으니 영어 꽤나 할 줄 알아야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디자인관련 원서를 읽고, 서양음악을 들으며, 세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곳, 네이버 호를 타고 불루오션을 항해하며 AI정보를 탐험할 수 있는 곳.
오늘(2017.1.9) 한국경제신문에 보니 대신증권 명동지점에서도 도서관과 카페를 개설했다고 한다. 기업들이 도서관을 활용한 마케팅에 나섰다.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단순히 책을 진열해 놓으면 멋있으니까 인테리어 겸 기업홍보에 활용하려는 것인지 겉으로만 보고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도서관이 좋다는 인식이 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 같아 반갑다. 도서관이 많으면 전문사서도 많이 필요할 것이고, 그래서 사서들이 기업으로 진출할 수 있는 문호도 많이 열리면 참 좋겠다.
저지난해(2015) 12월 국회도서관의 요청으로 <동네도서관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책을 읽고 서평을 써 드린 적이 있다. 일본 이야기인데 동네도서관은 누구든지 열 수 있는 도서관으로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 사랑방 같은 곳, 책과 이야기가 있는 생활문화공간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동네도서관은 기존의 큰 도서관들의 소위 도서관학적 개념을 넘어선, 그야말로 기존의 도서관을 넘어선 새로운 인문학적 도서관이었다.
그런데 너의 희망은 이 모든 크고 작은 도서관들에는 반드시 통섭, 소통, 인문정신과 서비스정신으로 무장한 전문 사서들이 많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들 생활밀착 도서관들에 대한 교육문화당국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생활문화 도서관 현상은 일시적으로 유행하다 언제 또 흐지부지될지 알 수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요즘 대한의 문화정책과 교육정책이 권력형 특혜의혹과 맞물려 혼란스럽다. 머지않아 이 난국이 잘 수습되기를 고대하며, 그 땐 우리도 동네방네 도서관의 봄바람이 불어오기를 희망해 본다. 그리고 내일 모래 10년 임기를 무난히 마치신 대 한국인 유엔총장님이 금의환향 하실 때 좋은 도서관 하나 들고 오시면 참 좋겠다. 그래만 주신다면 그 이름은 영원히 “반기문도서관”으로 해드릴 수 있는데...하하. 2017.1.10.(화).
가락몰도서관 앞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