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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로봇사서와 인간사서

로봇사서와 인간사서 

너는 오늘 오전 기말시험 감독을 마치고 시간여유가 생겼다. 그런데 마침 같은 시각에 시험 감독을 마친 임 교수가 너에게 제안을 했다. 인근에 도서관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사업을 하는 회사가 있는데 한번 가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이게 웬 떡, 하면서 흔쾌히 따라 나섰다. 그 회사는 학교에서 멀지않은 곳에 있었는데, 나이콤(nicom)이라는 회사였다. 아마 나이스 커뮤니케이션(nice communication)’인 것 같지만 물어보지는 않았다. 다음에 확인해 보기로.

 그 회사에 도착하니 4층 건물인데 제법 큰 중소기업이었다. 처음엔 도서관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인 줄 알았는데 도서관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다 개발하는 회사였다. 임 교수 지인의 안내를 받으며 3층부터 1층까지 다 구경했다. 자동 장서점검 시스템, 지하철 역 같은 곳에 설치하는 무인 대출신청 반납 시스템 등 첨단장비를 만들고 있었다. 그 장비 이름은 스마트 도서관(smart library station), 보는 순간 눈이 번쩍했다. 전에 관악구도서관에서 서울대입구역에 설치한 U-도서관은 검정 철제 박스로 되어있어 책의 모습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는데 이 회사 스마트 도서관은 앞면이 투명해 책의 모습이 다 보였다. 도서관 회원증을 스마트 폰에 입력하고 스마트 도서관의 인식기에 대고 대출 반납을 할 수 있는 첨단 장비다, 갑자기 하나 사고 싶었다. 송파구 대표도서관에서 저 스마트도서관을 잠실역, 신천역, 석촌역, 가락시장역, 문정역 등에 설치하고, 열차에도 하나씩 설치해 놓고 시민서비스를 하면 참 좋겠다 싶다. 가격을 물어보니 13천 정도라는데, 아이 참 복권이나 하나 맞으면 살까 개인이 살수는 없겠네.

 이제 도서관 관리 시스템은 최첨단에 근접하고 있다. 앞으로 인공지능 로봇 사서(AI Robot Librarian)가 나오면 도서관의 관리문제는 완전 해결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언제나 인간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서비스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서비스다. 이제 3D업은 로봇에게 다 맡기고 인간은 인간 프로그램을 즐겁게 창의적으로 시행하며 인간적으로 살아야 한다. 오늘 너는 도서관 시스템의 발전상을 직접 보며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사서들이 할 일은 도서관을 통한 시민의 학술 통섭임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2012.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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