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우리는 언제나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기다리며 살고 있다. 아기가 잘 자라기를 기다리고, 자녀가 학교에서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공부를 잘하기를 기다린다. 또 자녀가 취업이 잘 되기를 기다리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 행복하게 잘 살기를 기다린다.
기다림. 기다림은 삶의 의미이며 존재 이유다. 우리는 존재(살고 있음)하기에 기다린다. 살아있기에 밥 때를 기다리고,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기를 기다린다. 살아있기에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기를 기다리고, 살아 있기에 병 없이 오래살기를 기다리고, 살아있기에 고통 없이 잘 돌아가시기를 기다린다.
기다림은 희망이다. 우리는 희망이 있기에 기다린다. 지금은 공부를 잘 못하지만 앞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우등생이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 지금은 취업을 못하고 있지만 열심히 준비하면 취업을 잘할 수 있으라는 희망, 지금은 병들어 아프지만 적절한 치료와 섭생으로 곧 나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 저마다 희망을 가지고 그 희망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린다.
기다림은 염원이다. 간절한 기다림은 기도(祈禱)로 연결된다. “제발 좋은 대학에 들어가게 해 주세요”, “제발 좋은 회사에 취업하게 해 주세요”, “제발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변하지 않게 해 주세요.”, “제발 병이 낫게 해주세요.”, “제발 인사청문회에 무사히 통과하게 해주세요.” 기다림은 희망을 실현시키기 위한 염원이자 간절한 기도이다.
기다림은 속박이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 때 자유가 제한된다. 예를 들어 자녀들의 진로가 장기간 잘 풀리지 않을 때 부모의 자유는 제한된다. 심리적인 자유도 물질적인 자유도 그만큼 멀어진다. 환자의 병이 좀처럼 낫지 않을 때 가족들의 자유는 그만큼 속박된다.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이 벽에 부딪칠 때 교수시절의 자유와 행복은 그만큼 격감된다.
희망이 실현되려면 관련자 모두의 성실한 노력이 꼭 필요하다. 관련자 중 어느 하나라도 나몰라하면 희망은 실현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자식이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를 희망한다면 부모와 자식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 가운데 본인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부모가 아무리 도와주어도 본인이 태만하면 희망이 실현될 수 없다. 환자의 병을 치료하려면 가족 모두가 나서서 헌신적으로 도와야 한다. 그러나 본인의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
인생은 기다림이다. 사람은 저마다 기다림을 지니고 있다.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사람들의 기다림은 끝이 없다. 이런 기다림 저런 기다림, 한 기다림이 끝나면 또 다른 기다림이 나타난다. 어떤 기다림이든 기다림의 결과가 좋으면 행복하다. 그러나 기다림의 끝이 별로이면 행복하지 않다. 기다림마다 그 결과가 좋게 하는 방법은 우리 모두의 노력뿐이다. 노력하는 자에겐 희망이 있다. 노력하는 자에겐 자유가 있다. 노력하는 자에게 행복이 있다. 노력하는 자에게 기다림의 보답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