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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운현궁의 봄

운현궁의 봄

지난 3월 13일부터 매주 토요일 운현궁 인근에 갑니다. 그곳 평생교육원에서 강의를 하나 맡았지요. 행운이죠, 뭐. 유서 깊고 경치 좋은 그곳, 운현궁, 천도교 수운회관, 현대, 방정환 선생 유적, 우리나라 최초의 재동초등학교, 초기 덕성여대 캠퍼스가 있는 곳인데요, 그 인근의 김치찌개 집은 허름하지만 맛집입니다. 지난주까지는 주말마다 비가 내려 그 주변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는데 어젠 날씨가 좋고 봄도 더 짙어져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김동인(1900~1951)의 소설 제목 『운현궁의 봄』에 나오는 운현궁이 거기에 있는지는 서울에 30년 살았어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서울 촌놈, 근대사 역사 문외한, 하하. 그 시대의 유명 작가 김동인을 검색하니 업적이 엄청나네요. 작품 제목만 나열해도 한 페이지가 넘을 것 같네요. 운현궁의 봄을 인터넷에서 찾아보았습니다.

"『운현궁의 봄』은 김동인의 역사소설로 작가의 민족의식을 나타낸 대표적인 장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구한말의 복잡한 내외 정세 속에서 흥선대원군의 일대기를 그린 역사소설이다. 작품의 구성은 영웅의 죽음을 다루는 1장에서 대원군의 시대가 열리는 25장으로 이루어진다. 2장에서 24장은 대원군이 권좌에 오르기까지 역사적인 변동과 그에 적응해 가는 그의 수난을 순차적으로 그리고 있다. 흥선대원군은 김좌근 일파의 세도 밑에서 수모를 당하며 비굴하게 목숨을 부지하는 한편, 조대비와 은밀히 접촉을 계속하여 철종 승하 후 아들을 등극시킨다. 권좌에 오른 뒤 당파를 초월하여 인재를 등용하고 과단성 있게 비리를 척결해 간다. 흥선대원군을 영웅화하는 과정에서 맹점이 드러나기도 한다. 작품 속에 삽입된 일화들은 당대의 시대상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수 있지만, 역사소설로서의 성취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지는 못하고 있다. 『운현궁의 봄』은 1933년 4월 26일부터 1934년 2월 15일까지 《조선일보》에 총 197회 연재되었으며, 이를 한성도서주식회사에서 1938년에 단행본으로 발행하였다. 1958년 정양사에서 발행된 『동인전집』 등 여러 김동인 전집에도 수록되어 있다.-송기섭(한국 근대문학 해제집)"

이렇게 나옵니다. 역사소설이지만 대원군을 영웅시한 점에서 저평가되고 있답니다. 하지만 소설에 등장하는 여러 에피소드는 그 시대의 사회상을 보여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도 하고. 대원군은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늦춘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을 물리치는 과정에서 외규장각 도서를 약탈당한 사건, 너무나 유명하지 않습니까? 그 책을 찾아오는 데 297년이 걸렸고, 그나마 영구임대조건이라는 딱지까지 붙였으니, 한 시대 정치인의 판단은 이렇게 후손을 힘들게 합니다.

그럼 오늘날의 운현궁의 봄은 어떠하며 어떠해야 할까?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이 과제를 너의 정보사회론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부과해볼까? 아마 너무 어려워서 안 되겠죠? 하지만 한 시대를 사는 현대인으로서 깊이 고민하고 방향 잡아야 할 중요한 과제임에는 틀림없을 것 같습니다. 정보사회에서는 검색도 잘하고 사색도 잘해야 한다는 말을 새기고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2020.4.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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