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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어쩔 수 없는 낡음, 어쩔 수 있는 새로움

어쩔 수 없는 낡음, 어쩔 수 있는 새로움

낡음도 늙음도 어쩔 수 없습니다. 저의 경험상 그렇습니다. 20년쯤 전에 산 CD 카세트 플레이어가 1년 전부터 고장이 나서 방치하다, 그래도 버리기가 아까워 엊그제 차에 싣고 중앙시장 음향기기 수리점에 갔습니다. 그 수리점 주인은 이리저리 만져보더니 너무 오래되어 부품이 나오지 않고, 수리한다 해도 수리비가 비싸니 그냥 새 걸로 하나 사라고 했습니다. 역시 짐작한 대로였지요. 그래서 그 고물 녹음기를 버려달라고 부탁하고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그 가게를 나왔습니다.

‘은하식당’에서 봄 달래 된장찌개로 점심을 먹고, LED 형광등을 하나 사 차에 싣고 다시 부릉부릉, 서재 형광등이 고장나 교체하려고요. 집에 와서 그 형광등을 매다는데, 작업이 제법 어려웠습니다. 천장에 달아야 하기에 우선 책상 위에서 작업하니 낙상 위험도 감지되고, 겨우겨우 달아서 스위치를 누르니 광명 그 자체, 서재가 2배로 밝아졌습니다. 역시 새것은 좋았습니다. LED라 전기 소모량도 적다고 하고, 이제 침실의 낡은 전등 허나만 교체하면 다 LED 등입니다. “백두산 줄기 따라 한라산까지 연연히 이어가는 귀한 동맥을, 한마음 한뜻으로 가꾸어 가는 우리는 횃불이다, 겨레의 등불, 나가자 한국전력 전통을 이어 어둠을 이겨내자 광명의 역군” 예전에 힘차게 불렀던 한전 사가를 흥얼거려보았습니다. 좋은 회산데, 나주로 이사가서 요즘은 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국회에서 한전공대 특별법을 만들어 한전공대를 만든다는데, 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광주과기대 등 좋은 공대들이 많은데, 학령인구도 급감하는데 이때 뜬금없이 왠 한전공대를?

낡음과 늙음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선택은 어쩔 수 있습니다. 이는 역사는 선택할 수 없지만, 미래는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새로운 미래를 선택하는 일, 이 일이 우리가 해야 할 최선의 일인 것 같은데요, 그러므로 우리는 미래의 좋은 새로운 새로움을 위해 더 각성하고 더 부지런히 공부해야겠습니다. 평소보다 10일 이상이나 일찍 핀 벚꽃이 너에게 새마음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비록 몸은 주름져 갈지라도 마음만은 새로움을 추구하며 오늘 이 청명한 새 봄을 맞이하렵니다. 2021.3.2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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