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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제목을 1로 정해봅니다. 아마 가장 간단한 글 제목이겠죠? 그런데 가장 간단한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기도 합니다. 수학에서는 0을 기준으로 플러스, 마이너스가 갈라지기에 0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는 1부터 출발하니 1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가진 돈이 0원이거나 마이너스이면 좀 어렵겠죠. 1원도 별 사용가치가 없으니 의미는 적습니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화폐단위라는 면에서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요즘 무엇이 없다는 표현을 “1도 없다”라고 말하던데요, 새롭고 재미있는 표현인 것 같아요. 너도 나이 탓인지 이번 학기엔 강의를 1도 받지 않아 좀 허전합니다. 하지만 덕분에 할 일은 많습니다. 여유도 부릴 수 있습니다. 음악을 듣고 색연필을 즐기며 집필 자료를 늘어 놓고 글 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글 제목을 정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모든 걸 다 알아서 합니다. 능동적 인간이기에, 독립적 민주 시민이기에 이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사실 강의는 학교라는 갑이 주는 수동적 행위입니다. 따라서 수동에서 벗어난 것은 좋은 일일 수 있습니다. 너의 능동 범위를 확대할 수 있으니까요.
이제 너는 능동을 1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선별적 복지에서 오는 낙인효과를 뒤로하고 너는 이제 독립적 복지의 상승효과를 추구할 것입니다. 우선 그동안 모아온 글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삶을 색칠하라”, “아름다운 약속”, “그대의 책꽂이”, “시간의 자유”, “사랑의 세뇌”, “학이사 사이학”, 300페이지 정도 되는 다섯 권의 책을 만들 것입니다. 글방도 시작할 것입니다. 청소년의 언어 능력 향상을 위한 독서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을 만날 것입니다. 우선 1명이라도. 2020.9.9.(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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