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보다 고향이 좋은 이유
너는 시골이 좋습니다. 고향은 더욱 좋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너의 고향이 시골이기 때문입니다. 그게 그거 아니냐고요? 하지만 고향이 시골이 아닌 분들도 많이 있거든요. 고향이 서울이나 대도시인 분들은 시골의 참맛을 알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골은 서울의 상대어가 되었습니다. 나아가 대도시의 상대어가 된 것이지요. 순수한 언어에 사람의 정(情)문화가 들어갔다고나 할까요?
인터넷에서 글을 보다가 너는 시골의 용법을 다시 발견했습니다. “나와 같은 동네 살던 시골 친구가 초등학교만 나왔어도 시골에서 과수 농사를 지어 부자가 되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요. 그 글을 쓴 이 역시 시골 출신으로 대학을 나오고 직장에 취업하여 평생을 대도시 아니면 서울에 살아왔나 봅니다. 그러면서 나이 들어 가끔 고향에 가면 어릴 적 친구들을 만나는가 봅니다. 그리고 그 부자된 친구를 대견해하며 이런 글을 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네가 느껴본 것은 시골과 고향을 좀 더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으로 쓰면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위의 인용문에서 “나와 같은 동네 살던 시골 친구” 대신 “나와 같은 동네 살던 고향 친구”라고 한다면 독자가 서울과 시골의 차별을 느끼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시골을 서울보다 열등하게 보는 인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시골 출신이 좋은 학교를 나와 서울 가 살면 출세, 시골에 그냥 있으면 비 출세로 보는.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죠. 그래서 문장을 쓸 때 상대가 열등을 느낄 수 있는 표현은 삼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제 느낌에 시골은 서울보다 열등한 곳이지만 고향은 서울과 동등한 곳처럼 들리거든요. 서울이 고향인 사람도 엄청 많으니까요. 하하. 2020.9.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