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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일과 행복

일과 행복

“일하는 사람이 행복하다.”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행복하다.” 흔히 듣는 말들입니다. 모든 ‘행복론’에서 일은 빠지지 않는 핵심입니다. 실제 저 개인적으로도 할 일 없이 빈둥빈둥 노는 것이 얼마나 답답하고 지루한지 체험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정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일거리를 찾기가 어려운 거죠. 일에는 금전적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것과 심리적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것, 그리고 둘 다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가장 좋은 일은 세 번째 일인데 이건 찾기가 참 어렵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몇 푼이라도 받을 수 있는 일은 주로 허드렛일입니다. 그런 일은 심리적으로 좀 불편해도 수입을 위해서 감내해야 합니다. 수입은 없어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은 각자의 능력을 바탕으로 한 재능 기부, 즉 사회봉사일 것입니다. 그런데 사회봉사는 먹고 살 수 있는 기초생활 기반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일을 이렇게 구분해 보니 참 일 찾기 어렵네요.

요즘은 특히 코로나19 전염으로 일 찾기가 더 어렵습니다. 정부의 복지정책 사업인 노인 일자리 사업도 코로나 때문에 하다 말다 간헐적이고 젊은 학생들의 아르바이트도 찾기 어렵답니다. 대부분의 업체에 손님이 줄어 있던 아르바이트생을 퇴출하니, 정말 젊은이들도 힘들 것 같네요. 이런 판국에서는 각자에게 맞는 행복한 일자리는커녕, 생존을 위한 일자리도 찾기 어려우니 참 답답하기만 하네요. 그렇다고 마냥 넋 놓고 있을 수도 없고, 어디 재능 기부, 봉사할 곳도 딱히 없고, 살다 살다 이런 시대는 정말 처음 만난 것 같습니다. 30여 년 전에는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하고 노력하면 누구나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정치, 경제, 사회, 보건, 문화적으로 공정의 질서가 교란되고 있어 불안합니다.

이런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는 일단 집에 콕(집콕) 박혀 코로나를 차단하는 일을 먼저 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빈둥거리지 말고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머리와 수족을 움직여야 합니다. 문화작업을 하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문명인이라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악기를 연습하고, 노래도 불러보며, 밥도 잘 챙겨 먹어야겠습니다. 집 안팎을 날마다 청소하여 청결을 유지하며, 술은 마시지 말고, 친구, 친지, 지인들에게 안부 전화하며 인간관계를 잘 유지함으로써 사회적 거리두기를 인간적으로 보완해야겠습니다. 오늘 9월 첫날 아침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이달에도 우리는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2020.9.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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