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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모기 격추기

모기 격추기

장마 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모기들도 제철을 만나 흡혈 목적으로 사람을 공중 침투하고 있습니다. 소리를 내는 모기는 어느 정도 순발력으로 피할 수 있지만, 묵음으로 공격하는 모기는 피하기 어렵습니다. 너는 이런 묵음 모기에게 손과 발, 팔과 다리를 자주 물리고 있습니다.

모기의 공격을 방어하는 무기는 예전부터 여럿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는 모깃불, 그물 모기장, 모기향, 전기 모기 채, 에프 킬러, 훈증 모기 매트 등이 있습니다. 예전의 시골 쑥 왕겨 모깃불은 연기 때문에 매우 불편했습니다. 모기장은 사람이 그 속에 들어가 있어야 하므로 신체의 자유를 제한합니다. 모기향은 연기가 나서 좀 불편하고요. 전기 모기 채는 배드민턴을 치듯 모기를 맞추어야 합니다. 에프 킬러는 약을 분사해야 하므로 모기를 직접 맞추지 못하면 효과가 작고, 방구석에 아무 데나 뿌리면 혹시 인체에 해롭지 않을까, 좀 걱정됩니다. 훈증 모기 매트는 훈증기에 매트를 올려놓으면 되므로 가장 간편합니다.

네가 사용하는 모기 격추기는 훈증 모기 매트입니다. 훈증기를 꼽고 매트를 올려놓으면 향도 나고, 모기들이 곧 비실비실 바닥으로 추락합니다. 모기 매트는 아마 모기 격추용 화학 무기인가 봐요. 어제도 너는 묵음 모기에 발목과 발등을 물렸습니다. 사후(事後) 약방문(藥方文)이라고, 물리고 나서야 모기 매트를 켰습니다. 그 결과 10분도 되지 않아 모기 다섯 마리가 추락하네요. 그 이후론 밤새 모기에 물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혹시 이 모기 격추용 화학 무기가 인체에는 아무런 해가 없는 건지, 약간의 의문은 남아 있습니다. 의심도 팔자인지라. 혹시 아시는 분은 좀 가르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20.8.3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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