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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자연의 두얼굴

자연의 두얼굴

오늘 홍수의 흔적을 보았습니다. 조카가 중복 경과기념 백숙을 사겠다고 해서 감사한 마음으로 따라나섰는데요, 매번 가던 그 대청호 주변 외딴집입니다. 그 장수 닭집은 천변 식당, 작은 다리 건너에 있는데 들어가니 마당이 온통 질퍽거리네요. 가만 보니 홍수가 휩쓸고 지나간 흔적입니다. 주인이 말하길 주방에까지 물이 들어왔었다네요. 그나마 청소한 게 그 정도랍니다.

백숙과 백세주를 잘 먹고 다시 마당으로 나오니 8월의 경치가 싱그럽습니다. 녹색이 무성한 벼 논, 천사 나팔꽃과 다알리아꽃, 문주란과 온갖 망초 잡풀들이 뒤섞여 생명의 찬가를 부르고 있습니다. 홍수가 휩쓸고 간 개울은 자갈과 나뭇가지들이 덮쳐 초토화했네요. 자연 물리력과 생명력의 양면을 봅니다. 인간도 저러한 양면성이 있는 걸까요? 끝없는 투쟁, 전쟁과 평화, 독재와 민주, 역사는 이런 선악의 양면성을 적나라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돌아와 커피를 마시며 여름 여행을 구상합니다. 8월 8일엔 부산에 가기로 했습니다. 매년 8월 초순 어머니 산소에 가는데 이번엔 매형과 같이 가기로 했습니다. 매형은 여행을 좋아하지 않지만, 어머니 성묘 간다니 같이 가시겠다네요. 그리고 8월 17일부터 5일간 제주를 여행할 예정입니다. 아들이 오라고 해서요. 이번엔 꼭 한라산에 오르고 싶은데요, 정상 길이 어렵다니 어리목 길로 갈까 합니다. 인생은 언제나 여행길, 이 여행길에서 오늘도 저 하늘을 호흡하며 밥을 먹습니다. 2020.8.1.(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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