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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비와 음악의 하모니

비와 음악의 하모니

주룩주룩 비가 내립니다. 시방(時方: 시간과 공간) 빗소리로 가득합니다. 비는 모든 잡음을 포용하고 있습니다. 간혹 이웃 아낙의 재채기 소리가 얌체처럼 들려오지만, 호우 때문에 그 세기는 줄었습니다. 이럴 땐 이웃집 의식하지 않고 음악을 들을 수도, 악기를 칠 수도 있습니다.

너는 서성이다 거실에서 카페 분위기를 느끼며 커피 한잔을 탔습니다. 그리고 ‘엘리제를 위하여’, ‘터키행진곡’ 등이 들어 있는 피아노 디스크를 틀었습니다. 클래식의 선율이 빗소리와 함께 화음을 맞추며 춤을 춥니다. 너는 양발을 번갈아 까딱거리며 마치 지휘자처럼 손을 저어봅니다.

오늘 오전 대전에 호우경보가 내렸습니다. 만발했던 분홍빛 백합은 한잎 두잎 꽃잎을 떨구며 위대한 자연 앞에 순응하고 있습니다. 새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이 아침, 빗소리와 음악만이 너의 감정을 달래줍니다. “빗소리 들리면 떠오르는 모습, 달처럼 탐스런(탐스러운) 하얀 얼굴”, 우쿨렐레도 만져봅니다. 내친 길에 ‘비둘기집’도 쳐 봅니다.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장미꽃 넝쿨 우거진 그런 집을 지어요.” 이 비 그치면 오후엔 도청자리 시민대학에 가야겠습니다. 2020.7.29.(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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