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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지명의 역사 기록

지명의 역사 기록

어제 농업 친구와 연산 어느 곳을 지나다 ‘도리미’라는 푯말을 보게 되었습니다. 친구가 설명하는데, 물이 돌아가는 동네라고 ‘도리미’라 한답니다. 한자로는 하회(河回)마을인 거죠. 어릴 때 충남 논산군 두마면 용동리 우적동(골) 대구 할머니(어머니의 친구, 본명은 박성녀)로부터 연산 도레미에 다녀왔다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그곳이 바로 ‘도리미’인가 보네요. 그런데 동네 이름에 왜 ‘미’자가 붙었는지 궁금합니다. 아름다운 곳이라는 뜻일까? 추측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숙제입니다. 사람한테는 ‘미’자를 붙일 수 있는데 예를 들면 ‘도우미’처럼 말이죠.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도움’에다가 이이, 그이, 저이 할 때 ‘이’ 자를 붙인 거겠죠. 도움+이=도우미.

우리에게도 지명 사전이 있습니다. 『한국 지명 사전』인데, 1986년 경인문화사에서 나왔네요. 그런데 품절입니다. 한밭도서관에 검색하니 있기는 한데, 대출 불가로 나오네요. 그래도 이용할 방법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10여 년 전에 국토지리정보원에서 권역별로 편찬한 『한국 지명 유래집』이 있습니다. 그 책은 중부, 충청, 전라·제주, 경상 편 4권인데, 종이책을 보지 않아도 국토지리정보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pdf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요즘 어릴 때 살던 고향 구석구석 지명들을 정리해 두어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지금은 계룡대가 된 그 고향 신도안, 그곳이 정부에 수용돼 민간 마을로 이어지지 못해 예전의 그 정겨운 지명들이 역사에서 사라질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그곳에 살았던 우리 세대가 지금 기록해 놓아야 역사가 남을 것입니다. 앞의 지명 사전에 나오는 지명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사전들에 들어가지 않은 지명들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고랑말, 태심이네 도랑, 쪽도리 바위, 새말랑 고개, 옥년당 고개, 진등 등은 지명 사전에 없을 것 같은데요, 이 문제는 고향 친구들과 진지하게 상의해보아야겠어요. 그리하여 ‘신도안 택리지’를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20.8.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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