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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에어컨디셔너

에어컨디셔너

어제 내 인생 처음으로 에어컨디셔너를 주문했습니다. 6월이 되니 기온이 올라 난방하지 않아도 실내온도 22도, 지금은 적정한 온도지만 곧 한여름 무더위가 찾아올 것입니다. 그래서 큰맘 먹고, 여름 방학 공부를 위해 6평형 벽걸이 냉방기를 주문한 것입니다. 그럼 전에는 어떻게 지냈냐고요? 네, 전에는 전 입주자가 쓰던 고장 직전의 구제를 쓰거나 학교, 복지관, 도서관 등 공적 에어컨디셔너에 의존했지요. 참 불편했고, 학습 능률도 별로 오르지 않았었지요. 전기 요금이 자유롭지도 못했고요.

아침 8시 반에 설치 기사가 왔습니다. 부착 위치를 지정하니 바로 작업에 들어가네요. 드릴로 벽에 구멍을 내고 실외기와 선을 묶어 연결하여 실내 벽에 본체를 설치하는데 1시간 정도 걸리네요. 간단한 작업 같은데 실제로는 공정이 좀 많아 기술자가 아니면 설치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너는 간혹 기기를 붙잡아 주고, 동선을 붙잡아 주는 등 약간의 보조 역할을 했는데요, 기사는 그리 친절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뭘 물으면 고이 가르쳐주지 않고 핀잔을 주는 말투라 서비스 교육을 받은 직원은 아니었어요. 하하. 이런 사람한테는 일 맡기고 싶지 않은 감정을 누르며 평정심을 유지했습니다.

기기를 부착하고 시험 운전을 해보니 잘 돌아갑니다. 보조용으로 선풍기를 돌리니 더욱 시원하고요. 겨울 직전엔 땔감, 양식, 김장 등 월동(越冬) 준비를 하는데 너는 오늘 월하(越夏) 준비를 한 셈입니다. 월하! 멋진 여름나기, 그런데 가만 보니 에너지 효율 등급 2라고 붙어 있네요. 그래 판매점에 전화를 걸어보았습니다. 1등급은 없느냐고, 그랬더니 40만 원대는 2등급이 최고라며 전기 소모가 많지 않으니 걱정하지 마시라 했습니다. 그래서 또 믿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하나 느낀 것은 충청도 사람들 일부는 인심은 좋은 듯해도 속에 구렁이가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화끈하지도 않고 멋도 없고. 참나. 은행에 가면 다 친절하던데 5060 아저씨들은 왜 그런지 원. 2020.6.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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