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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음악을 들으며

음악을 들으며

방학이 연장되고 외출도 삼가라 해 요즘 서재에 앉아 음악을 자주 듣는다. 조용한 카페 음악을 틀었다가, 클래식을 틀었다가, 트로트를 틀었다가 네 마음대로다. 이러면서 그간 음악 문외한이라 몰랐던 우리의 음악 천재들도 새롭게 알게 된다. 어제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현란한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경탄해 마지않았다. 과연 신의 손놀림이다. 또 최근 한 방송사의 미스터 트로트 프로그램으로 트로트 르네상스의 서막이 열리는 듯한 기운을 느낀다. 그 촌스럽던 트로트가 이렇게 우아해지다니 경이롭다. 트로트 영웅호걸(girl)로는 장윤정, 송가인, 임영웅, 이찬원 등이 있었다. 그래서 유튜브로 이들을 만나며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걱정이 생겼다. 음악을 듣다 보니 공부에 집중이 안 된다.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는 일은 음악공부 말고는 불가능했다. 공부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음악을 들으면서도 일상의 숙달된 일은 잘할 수 있다. 식사 준비하고, 마늘 까고, 밥 먹고, 청소하고, 운전도 할 수 있다. 이럴 때 음악은 일에 시너지를 준다. 콧노래를 하며 일하는 것도 정서엔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음악을 들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공부할 수는 없다. 그래서 너는 음악을 듣되 공부하는 시간엔 음악을 끄기로 했다. 물론 지금까지도 그렇게 해왔지만 요즘 음악을 더 많이 듣다 보니 이러한 생활의 알아차림이 새삼 각인된다. 음악은 정서적 보약이다. 하지만 보약도 많이 먹으면 탈이 날 수 있듯 음악도 너무 많이 들으면 멍해질 수 있다. 그래서 이렇게 정리한다. 정서 건강과 지혜 개발을 동시에 실행하려면 공부할 때 공부하고 음악 들을 때 음악을 들어라. 결국, 돌고 돌아 예전의 명언 “놀 때 놀고, 공부할 때 공부하라” 시던 선생님들의 말씀으로 회귀한다. 하하, 구관이 명관인 것을. 2020.3.20.(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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