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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종교와 경제

종교와 경제

『종교와 경제』는 책의 제목이다. 이 책의 저자는 서울대 경제학 학사, 석사, 박사이며 계명대 교수이다. 경제학자가 종교와 경제를 연관하여 합리적으로 기술한 책인 것 같다. 만일 이 책을 종교인이 지었다면 너는 사지 않았을 것이다. 종교인은 편견이 심한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에서 현대 학문을 연구한 학자는 편견이 적다. 물론 그들도 편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종교인들에 비하면 훨씬 합리적이라고 본다. 사회과학 연구방법론, 경제학 연구방법 등 연구방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물론 신부, 목사, 스님 등 종교인이라도 대학에서 학문하는 방법을 익혔다면 편견은 적을 것이다.

서점에 없는 이 책을 별도 주문해서 산 이유는 종교와 경제가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알고 싶은 호기심 때문이다. 특히 불교와 경제의 관련성을 알고 싶었다. 기독교와 경제와의 관계는 오래전에 막스 베버(Max Weber, 1864~1920, 경제학, 법률학, 사회학자)가 쓴 책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라는 유명한 책이 있다. 이 책에 대하여 다음 백과사전을 몇 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베버가 애초에 계획한 비교종교 사회학이라는 일련의 연구의 최종 목표는, 근대 유럽의 정치와 경제, 사회, 학문, 예술 등의 모든 영역을 관통하고 있는 ‘합리주의’가 어떻게 근대 유럽에서만 탄생하고 성장하면서 그 같은 특질을 갖게 되었는가를 해명하고자 한 데 있었다.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그 같은 연구의 발단이 되게 한 것은 물론 이른바 연구의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근대 유럽의 고유한 경제 체제인 자본주의에 대해 그 특질을 해명하고자 했다. 이를 ‘종교사회학’이라고 이름 붙인 것은 칼뱅주의를 비롯한 프로테스탄트의 각 종파의 금욕적 생활 이론과 근대 유럽의 자본주의 발전에 정신적 추진력이 된 자본주의의 ‘정신’ 사이에 어떤 내면적 관계가 있는 것을 베버가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교와 경제의 관계를 논한 책은 조사가 부족해 그런지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불교는 경제와는 별 관계가 없는 건가, 불교는 무소유를 주장하니 경제재를 생산하지 않는 것인가. 부처님도 구걸하며 수도했다니, 그리고 色卽是空, 空卽是色, 空手來空手去라 인생 모든 것이 덧없다는 식으로 말들을 하시니 얼핏 보면 불교는 경제와는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약간의 실망을 바탕으로 이 분야를 좀 살펴보기로 한다. 너의 전공이 아니니 시간은 좀 걸릴 것 같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전공이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 60세가 넘으면 인생 그 자체가 전공이다. 그동안 살아온 인생에서 하고 싶었으나 못한 걸 하는 게 좋다고 100세 김형석 교수님이 권고하셨다. 너는 마침 우쿨렐레를 배우고, 서예를 배우고, 언제부턴가 불교 공부도 한다. 한용운 스님이 편찬한 『불교 대전』을 현대어로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분량이 만만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불교의 경제관에 관해서도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천천히 그리고 확실히 하다 보면 또 10년이 훌쩍 갈 것이다. 2020.3.25.(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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