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것은 다 좋은가?
새것은 다 좋은가? 오늘 새벽 떠오른 화두입니다. 예를 들어 봅니다. 새 옷, 새 신발 등 신상품, 새신랑, 새 부인, 새엄마, 새아버지. 하하. 예를 들어보니 ‘새’가 들어가는 게 좋은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네요. 대체로 물건일수록 새것이 좋은데요, 이것도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죠. 새 물건 중 한 70% 정도는 좋을 것 같은 짐작이 드네요.
사람에게 ‘새’를 붙여도 좋고 나쁨을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 물건보다 사람은 새사람이 덜 좋을 때가 더 많은 것 같기도 해요. 아기는 진짜 새사람이라 100% 좋지만, 점점 세월이 갈수록 때가 묻겠죠. 그리고 새엄마 새 아버지에 이르면 상황이 반반으로 나뉩니다. 새엄마 새아버지가 좋은 상황은 그들이 친엄마, 친아버지의 역할을 하는 경우인데요, 이런 상황은 정말 드물고 처음엔 그렇게 하다가도 얼마 못 가 이질감을 노출하기 쉽습니다. 친엄마 친아버지는 핏줄이 같아 자녀를 헌신적으로 보살핍니다. 일부 철없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런데 새엄마 새아버지는 그런 경우가 매우 드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녀 딸린 상태에서의 재혼은 거의 실패한다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병균에 이르면 새 균은 정말 좋지 않습니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태를 보면 이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전염병도 그 당시에는 다 새로운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머리 좋은 인간이 백신을 개발하기까지 희생자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전염병의 역사는 새 균 출현의 역사이자 백신 개발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요, 항상 인간이 새 균보다 대책이 늦다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제 병균의 돌연변이에 대한 예상을 철저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21세기는 빅데이터 시대이니 그런 모든 예측이 가능할 것이고, 새 병균의 실제 배양도 가능할 것이니 새 병균에 대한 백신 개발도 미리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이런 글은 제가 쓸만한 주제가 아닙니다. 그런데 비는 추적추적 오는데 또 미역국을 끓여 먹고 집에 앉아 있다 보니 온갖 생각을 다 하게 되네요. 결론적으로 “새것은 다 좋은가?” 에 대한 대답은 “그때그때 달라요”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애매하고 모호하니까요. 2020.3.10.(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