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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군더더기

군더더기

군더더기란 쓸데없는 물건이나 행위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우리는 군더더기를 제거하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그 군더더기는 날마다 곳곳에서 보입니다. 우리는 군더더기를 잘 구분하지 못하다가도 몇 번 경험하면 군더더기를 판별할 수 있습니다. 물론 군더더기를 잘 판단할 수 없는 때와 장소도 있을 수 있고, 군더더기에 대한 개인차도 있고, 매우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기는 있습니다.

요즘 전염병 때문에 거리를 활보할 수 없어 이 방 저 방 옮겨 다니며 컴퓨터로 불교 대전 현대어 번역작업, 인터넷 검색 유튜브 시청, 아니면 책을 읽거나 우쿨렐레를 메고 서툰 노래를 부르는 일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어제는 유튜브에서 김형석 교수님의 강연을 또 들었습니다. 몇 달 전에 국회에서 있었던 강연인데요, 국회의원들이 명사를 초청해 좋은 말씀을 듣는 이벤트였습니다. 마우스를 클릭하고 강연을 기다리는데, 사전 행사가 좀 길었습니다. 시작에 앞서 국회의원들이 단상에 올라 인사 말씀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들 말을 번드르르하게 했습니다. 순간 저런 행동이 군더더기라고 생각했습니다. 노 교수님을 모셔 놓고 마치 자기들 홍보하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교수님은 단상 아래서 계면쩍게 앉아계셨습니다. 방송을 보는 저도 즐겁지 않았습니다.

명사를 초청했으면 강의부터 들을 일입니다. 강의 시작 전에 사회자가 행사의 취지와 강사를 소개하고 곧 강의를 들어야 지루하지 않죠. 아직도 관공서나 공식, 비공식 행사에는 군더더기가 많음을 느꼈습니다. 무슨 일이든 그 본질에 충실하면 좋을 텐데 어디 가나 주최 측은 꼭 생색을 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누구든 생색을 내려고 할 때 더 촌스럽게 보이더라고요. 의도적으로 생색을 내면 오히려 생색의 효과는 줄어듭니다. 무슨 일이든 본질에 충실할 때 생색 그 이상의 효과가 나지 않을까요? 우리 삶에도 군더더기를 붙이지 않고 살아야겠는데, 참 쉽지는 않지요. 2020.3.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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