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의 역할은?
요즘 미역국을 잘 끓여 먹습니다. 요리가 간편하거든요. 미역을 물에 담가 1시간 정도 불려 놓고, 속 뜨물을 넣고, 된장 한 수저, 들기름 서너 방울, 그리고 다시다를 좀 넣으면 끝이더라고요. 아들이라 어머니 표 미역국 요리 방법은 뜨물 말고는 전혀 떠오르지 않는데요, 소고기를 넣으면 좋다는 건 압니다. 하지만 그건 사러 가기 좀 귀찮고, 사다 놓아도 보관이 어려워서 그냥 청정함을 유지합니다. 그래도 맛은 좋더라고요. 햅쌀 플러스 현미 기장밥에 김장김치와 미역국이면 훌륭한 건강 밥상이 됩니다.
코로나 사태 전에는 가끔 수원역 롯데몰에서 미역국을 사 먹었습니다. 보기 드문, 처음 본 미역국 전문식당인데, 가격은 1만 3천 원부터 좀 비싼 편입니다. 아마 고가 전략을 택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식당의 미역국 맛은 제가 끓인 미역국보다 미역 잎살이 좀 거친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반찬은 진수성찬이죠.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먹는 것도 심적 부담이 있는데요, 요즘 코로나로 인해 학교에 못 가니 그곳에도 갈 수 없어 집에서 미역국을 먹을 수밖에요. 그래도 자신이 불쌍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미역이라는 이름에 상상력을 첨가해 보았습니다. 미역이라는 말은 순우리말 같지만 저는 미역을 아름다울 美, 역할 役 자로 구성해보고 싶습니다. 한글 언어 정책에는 맞지 않겠지만 의미가 좋아서요. 우리 건강에 아름다운 역할을 해주는 미역, 실제로 미역은 건강식품으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수원 그 미역국 집 앞에는 미역의 효능을 멋지게 써 붙여놓았는데요, 요약하면, 풍부한 칼슘, 다이어트 식품, 임산부에게 좋은 음식, 미세먼지 독소 배출, 고혈압 예방이랍니다. 이 정도면 미역은 우리 건강에 아름다운 역할을 해주는 게 틀림없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미역국을 먹으렵니다. 오늘 시험 볼일은 없으니까요. 아 참, 입시 말고 우리 인생 시험에는 미역국이 족집게 답안 같기도 하네요. 2020.3.6.(금).
'수필/컬럼 >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것은 다 좋은가? (0) | 2020.03.10 |
---|---|
경칩에 놀란 것은 (0) | 2020.03.09 |
군더더기 (0) | 2020.03.05 |
이끼 (0) | 2020.02.29 |
바람은 머물지 않는다 (0) | 2020.0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