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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나의 애창곡

나의 애창곡

나의 애창곡이라, 하하. 지금까지 너의 애창곡은 별로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고향을 그리며 ‘고향 무정’, 아니면 돌아간 집사람이 그리워 ‘돌아가는 삼각지’, 하지만 트로트라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너는 어디 가서 노래를 부를 기회가 와도 딱히 부를 노래가 생각나지 않아 계속 빼고 있었습니다. 불러봐야 별 반응도 없었고요. 언젠가 회사 다닐 때 회식 후 뒤풀이 자리에서 양희은의 ‘아침이슬’을 불렀더니 흥 깬다는 뒷 평이 들려오더군요, 하하.

그런데 요즘 와서 우쿨렐레 효과인지, 고희 효과인지는 몰라도 인생을 담은 노래를 찾고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모닥불’이라는 박인희의 노래입니다. 전에 가끔 듣긴 했어도 그 노래가 좋은 줄 몰랐는데 요즘 와서 들으니 정말 그게 인생이라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모닥불 피워 놓고 마주 앉아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인생은 연기 속에 재를 남기며 말없이 사라지는 모닥불 같은 것, 타다가 꺼지는 그 순간까지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정말 그게 인생인 것 같아요. 또 최근 우쿨렐레를 배우며 ‘에델바이스’라는 노래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이 노래도 전에 많이 들었지만, 그 의미를 찾으려 하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냥 그런가 보다 했지요. 그런데 요즘 그 의미를 찾아 알고 나니 외국 노래지만 정말 마음에 와닿습니다. 하하. 노래 감상도 적령기가 있는가 봐요.

오늘 걷기운동 하러 시내 나갔다가 박인희의 노래 모음 CD 세트를 샀습니다. ‘모닥불’ 포함 34곡이 들어 있는데요, 집에 와서 들어보니 정말 좋네요. 예전에는 왜 박인희 노래를 몰랐을까요. 노래마다 너의 가슴을 울립니다. 와, 참 좋다, 를 연발하며 34곡을 두 번이나 들었습니다. 김희진의 노래, 양희은의 노래, 양수경, 신효범의 노래도 들어보아 좋은 줄 알고 있지만, 오늘은 박인희의 CD를 사서 그런지 박인희의 노래가 꽂힙니다. 그러면서 ‘모닥불’ 그 노래만큼은 너의 애창곡으로 만들자고 다짐합니다. 네가 이 세상을 이별할 때도 이 노래를 틀어 달라고 아들들에게 부탁해 둘까 생각 중입니다. 인생은 그런 거니 슬퍼하지 말라고, 사는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살라고. 2020.1.1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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