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와 오해 사이
어제 구 충남도청에 있는 대전 시민대학 보문산관에 가서 2020년 1월 8일 수요일 밤 7시에 시작하는 ‘힐링 우쿨렐레’ 프로그램에 등록하였습니다. 동구청에서 3개월 배웠지만 아직 우쿨레레를 부드럽게 연주하기엔 이론도 기능도 턱없이 부족해 연이어 배우려고요. 동구청에서 지도해주신 바로 그 선생님이 담당하는 프로그램이라 친근감이 좀 더 있을 것 같습니다.
접수를 마치고 도청에서부터 걸어 대전역을 지나, 소제동 전통 나래관을 지나, 가양초등학교를 지나, 가양 4거리를 지나, 허름한 두레 한식집에서 청국장을 먹었습니다. 그리고는 그 옆 조명상회에서 2천 5백원 하는 형광등 램프를 하나 사가지고 와, 기능을 다해 검게 물든 거실 형광등 램프 한쪽을 교체하였습니다. 형광이지만 훨씬 밝아지네요. 네, 이런 게 문명일까요? 밝으니 문명인 것 같습니다. 거실에는 책도 있고 광명도 있으니 문자상으로는 문명임에 틀림 없습니다. 여기에 정신문명을 더 밝힌다면 진짜 좋은 문명이 되겠죠?
이어서 문현출판사에 전화를 걸어 <너는 인문학 도서관에 산다> 100책을 출고해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이번 12월 21일(토) 춘천에서 열리는 총동문회 송년모임에 참석할 동문 회원들에게 기증하기로 마음 먹었거든요. 책의 인수는 1986년 함께 졸업한 K선생이 본인 차로 해주시기로 했는데요, 네가 차가 없다고 그 무거운 짐을 본인 차로 들어다 주신다니 너는 참 행운이로소이다.
출판사와 전화통화가 된 김에, 2주 전까지 편집중이었으나 출판사에서 상업성을 걱정하기에, 미안한 마음에 출판을 중단해달라고 편지로 요청한 책, 인문학 큐레이션 『뭘 걱정하세요』에 대하여 서로간 약간의 오해를 풀었습니다. 그 책 출판을 계속 진행 하자고 하네요. 출판을 중단할 생각이 있었다면 아예 시작도 안했을 거라는 출판사 대표의 ‘결기어린’ 말에 너는 다시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네, 인간관계는 이해와 오해 사이의 연속선상에 존재하나봅니다. 오해로부터 한 단계씩 줄일 때마다 점점 의견 일치에 접근하네요. 이해와 오해가 숫자는 아니지만 숫자로 대입해보아도 오해에서 1씩 줄이면 이해에 접근하고, 이해에서 1을 줄이면 완전 의견 일치, 즉 합일이 되는 것 같네요. 창덕궁 주합루(宙合樓)도 그런 학문적 일치, 즉 우주와의 합일이라는 큰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경우이든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발짝만 배려하면 관계는 멋지게 유지된다는 사실, 이걸 ‘인간관계 제 1법칙’으로 삼고싶은 충동이 이네요. 고맙습니다. 2019.12.1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