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문학
너는 살아 있기에 글을 씁니다. 다 먹고 사는 이야기지요. 현실에 입각한 이야기를 쉽게, 쉽게 쓰고 있으니 어떤 분은 “이런 글은 나도 쓰겠다”라며 약간 폄훼(貶毁)하는 것 같은 평을 하더라고요. 하하. 그런데 사실, 글은 아무나 쓸 수 있고 읽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문학적인 글을 어떤 특정한 전공자나 예술대 문예창작과 나온 문인들만 쓸 수 있다면 그런 글과 그런 문학은 우리 생활에서 멀어질 것입니다. 이미 그런 조짐이 많이 보입니다.
너에겐 현실을 살아가는, 어려운 현실을 살아내는 서민들의 기록, 그런 기록이 진실한 문학처럼 다가오더라고요. 문외한이라 그럴까요? 네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네 생각엔 문학에는 문외한이 없을 것 같습니다. 누구든 삶의 이야기를 글로 쓰면 문학이라고 할 수 있을 테니까요. 현실을 살아가면서 우리 생명의 상호관계를 관찰하고 생각하여 누구에게나 공감이 가도록 쓰는 글, 소설이건 수필이건 읽는 사람이 “그래 맞아, 맞아” 하고 무릎을 칠 수 있는 그러한 글이라면 너는 문학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너는 기해년에도 유명 작가들에게 기죽지 않고, 너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글로 쓰기로 했습니다. 문학에도 강단문학과 재야문학이 있다면 너는 재야문학을 택할 것입니다. 이미 나이가 들어 강단문학을 배울 기회가 별로 없고, 강단문학은 지식이기에 너에게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진정한 문학은 지식이라기보다 우리의 삶 그 자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의할 것은 이야기를 말이 되게 써야 한다는 것, 횡설수설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읽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런 것이 문학의 형식이라면 형식일 것 같습니다.
오늘 2018년에 쓴 글 105꼭지를 모아 교정하고 책으로 편집할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너는 ‘사실 문학’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문학에 그런 용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아, ‘실천문학’이라는 말은 들어본 것 같은데요. 하하. 2019.1.4.(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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