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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스태그 파티(stag party)

스태그 파티(stag party)

2019년 기해년己亥年, 황금돼지해라고들 하네요. , , , , , , , , , , , . 아시는 대로 여기서 제일 끝에 돼지해가 있지요. 돼지의 한자는 돈, , 가 있습니다. 그런데 띠를 말할 때는 해를 쓰네요. 띠에는 동물을 직접 나타내는 글자를 피해서 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서지학적으로 말하면 일종의 피휘대자避諱代字라 할까요. 인간을 동물에 비유하니 좀 상서롭게 다른 글자를 쓴 것 같습니다. 이 주제는 전에 너의 수필집 도서관에 피어나는 아카데미 연꽃에 글을 썼기에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그런데 띠 있죠? 띠는 입춘(立春)부터 시작된답니다.

오늘 매년 초 시행하는 재경 새해 동창회에 갑니다. 일본서도 오니 재경보다 지역 범위는 넓은데요, 모임을 서울서 하니 재경도 좋고, 국제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너는 대전으로 이사와 사니 열차를 타고 가야 합니다. 모임이 12시 가락동이라 수서행 SRT를 타려고 9시에 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대전역에서 수서행 열차표가 오후 5시까지 매진, 하하, 평일이라 역에 가면 바로 탈 수 있을 줄 알았던 너의 예상이 멋지게 빗나갔네요. 그래서 920분 수원행 새마을호를 탔습니다. 그리고 수원서 금정, 금정서 사당, 사당서 교대, 교대서 가락시장역, 모임 장소(검용소)에 도착하니 1215, 15분을 지각했네요. 미안, 그런데 다른 2명 동창보다는 네가 먼저 와서 덜 미안하네요. 하하.

이번엔 남자 동창만 6명이 모였습니다. 여자 동창들이 1도 나오지 않아 스태그 파티(stag party: a party for men only)가 되어버렸네요. 하하. 여동창들 간에 약간의 불화가 생겨 집단불참했네요. 참 내 원. 우린 처음엔 그들을 안주 삼아 이야기를 하다가 곧 우리들의 이야기로 화제를 전환하였습니다. 여동창들도 나중엔 화해하고 나올 것으로 믿어보아야죠. 술과 건강 이야기도 나오고, 담배를 끊었다가 다시 이은 이야기도 나오고, 고향 친구들 이야기도 나오고, 하지만 여동창들이 있을 때보다 화제는 풍부하지 않네요. 한 가지 추가된 이야기는 음담패설이었습니다. 일본에서 온 김 군이 일본의 그 문화를 소개하네요. 하하. 다들 귀를 기울입니다. 늙으나, 젊으나, 예전이나, 지금이나 인간의 유전자는 똑같은가 봅니다. 우리는 스타벅스에서 커피까지 걸치고 오후 4시에 헤어졌습니다. 이제 네가 갈 곳은 영등포 아들 며느리 집입니다. 새해에 손주 보러 가니 기분이 좋습니다. 20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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