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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할아버지의 도서관 여행

할아버지의 도서관 여행

201912일 저녁 손주한테 갔습니다. 네가 먼저 아들 며느리 집에 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맞벌이 부부라서요. 한 시간 반쯤 기다리고 있으니 아들이 먼저 외갓집에서 손주를 안고 오네요. 하하. 한 달에 한 번 보는 손주, 전에는 낯설어했는데 이번엔 아니네요. 이제 할아버지를 아는 듯 자연스럽게 와서 안기며 하부지 하부지 하네요. 하하. 참 기특하기도. 그러게 핏줄은 못 속인다는 말이 맞네요. 저녁을 먹고 대화하다 잠을 청합니다. 근데 손주가 너에게 몇 번이나 다녀가네요. 옆에 누워보기도 하고요. 하하. 그래서 이제 엄마 아빠한테 가서 자라고 가만히 자는 척 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다소 무섭고 서운한 듯 울먹이며 엄마에게 가네요. 마치 너는 나중에 손주가 저렇게 슬프게 너를 임종할 것 같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과연 그럴 것입니다. 인생은 대를 이어 충성하는 법이니까요. 마음에 안도감이 오네요. 하하.

잘 자고 아침에 일어났습니다. 배가 고프지만, 아들 며느리 집에서 배고픔을 노출하는 것은 실례, 하하. 며느리가 먼저 출근하고, 아들이 출근 준비하느라 분주한데 본죽을 먹습니다. 며느리가 어제 사다 놓았다네요. 하하. 손주도 일어나서 하부지 하부지 하고 반겨주고, 아침 9시 반 다들 출근하고 손주는 외할머니댁에 가고, 너도 곧 아들 집을 나섭니다. 일단 목적지는 국립중앙도서관, 7호선 보라매역에서 전철을 탔습니다. 고속터미널역에 내려 국립중앙도서관으로 고고. 다리가 약간 아프려고 할 찰나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엊그제 세종도서관에서 실패한 회원증을 갱신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기록박물관을 관람했죠. 정보미디어의 역사, 도서관의 역사가 대략 전시되어 있네요. 하지만 내용이 매우 간결하네요. 하하. 이어서 본관 현관으로 들어가 봅니다. 1988년에 준공한 건물, 그래도 내부는 튼튼하겠죠? 현관의 구조가 좀 바뀌었네요. 무뚝뚝한 경비아저씨들 대신 안내 아가씨들이 앉아 있고요. 하하. 너는 가방 때문에 도서관 열람실에는 들어가지 않고 곧장 식당으로 갔지요. 1120분 자판기로 식권을 사서 뷔페식 식사를 했습니다. 4천 원인데 제법 깔끔하고 좋습니다.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대전행, 고속터미널역에서 공짜 전철을 타고 수원, 수원에서 새마을호를 타고 대전에 오니 오후 330, 대전역전슈퍼에 들러 명태포, 과자, 김 등을 사고 과일가게에서 귤과 사과를 샀습니다. 오늘이 너의 아버지 기일이거든요. 집에 와서 한잠 자고 저녁 9시에 일어나 쌀밥을 해 놓고 아버지께 묵념을 올렸습니다. 20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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