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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도서관의 혈압서비스

도서관의 혈압서비스

 

도서관에 간 길에 혈압을 재보았습니다. 셀프서비스지만 도서관에서 혈압을 재볼 수 있다니 참 고맙네요. 혈압측정기는 동사무소에 진작부터 있었지만 도서관에는 잘 없었는데. 또 약국에도 혈압측정기를 비치한 곳이 간혹 있지만 약국서는 약을 사고 재야 맘이 편하지요. 그냥 혈압만 재로 약국에 들어가기는 미안하고, 주인의 눈칫밥을 먹을 수도 있으니 조심스러워요. 하지만 도서관에서는 그런 장애가 없으니 참 고맙네요. 하하.

 

오늘(2018.3.3) 너의 혈압은 12379, 맥박은 76으로 나왔네요. 이정도면 나이에 비해 좋은 것 같은데, 잘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경쾌한 기분을 느끼며 강의 참고자료로 빌린 책을 가방에 단단히 넣고 자판기 커피를 한잔 마신다음 개롱역에서 전철을 탔습니다. 그리고 천호역에서 8호선을 갈아타고 가락으로 왔지요. 좀 돌면 어때요. 시간이 많고, 그래서 책도 보고, 지공거사라 요금도 안내고 하하. 지공거사 이름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마치 불교용어 같아요. 지하철 공짜로 타는 사람만이 아니라 지극히 공평한 사람, 세상을 공평하게 바라볼 줄 아는 사람 같기도 해서요. 의미는 붙이기 나름이니까요. 하하.

 

그런데 엊그제 찰밥을 해온 동창한테서 전화가 오네요. 찰밥이 맛이 어땠냐고요. 그래서 정말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고, 아직 세 그릇 남아있는데 계속 잘 먹겠다고, 수고했고, 감사하다고. 그랬더니 그날 돌아가는 길에 전철에서 다른 여동창이 이번 찰밥이 맛이 별로라고 했다는군요. 참 나. 여자들끼리 왜 그럴까요. 제 입맛에 좀 안 맞았더라도 그런 말은 하지 말아야지, 주책이군요. 그게 서운해서 너한테 확인하려고 전화를 한 건가 봐요. 하하. 그러게 늙으나 젊으나 말을 예쁘게 하기는 참 어렵나 봐요. 아마 그 친구 다음엔 찰밥을 안 해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유유. 이런 건 정말 세월이 약이면 좋겠어요. 그런데 너는 이런 말 들어도 혈압은 괜찮습니다. 워낙 차분한 성격이라서. 하하. 동창님 찰밥 맛 정말 좋았거든, 그리고 그 도토리묵도 정 일품이었어. 딴사람 말 믿지 말고 내말만 믿어요. 하하하. 2018.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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