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세요.
덕담 “건강하세요.”는 “건강하게 생활하세요.”라는 뜻인 것 같다. 건강은 상식적으로 볼 때 타고남과 생활습관의 조합이다. 태생이 건강한 사람은 평생 건강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태생이 건강해도 생활습관을 잘 못 들이면 건강이 무너질 수 있다. 그래서 건전한 생활습관은 건강에 필수요건이다. “건강하세요.”라는 빈 말 같은 덕담 속에는 “생활습관을 건강하게 유지하세요.”라는 경고성 의미가 숨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내일이 설이라 너는 영등포 아들며느리 집에 가려고 인문학도서관을 나서는데 참 기분 좋은 소리를 들었다. “교수님 얼굴이 더 젊어지셨네요.”하는 1층 아줌마의 천진스런 덕담이었다. 하루하루 세월이 더 가는데 어찌 젊어질 수 있을까마는 그 아줌마의 덕담은 마치 진실인양 너의 얼굴을 기분 좋게 만들었다. 너는 만면에 웃음을 띠며 “고맙습니다.”하고 기쁨에 찬 인사를 건넸다.
우리 삶에서 건강은 필수지만 생활습관은 선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건강이 선택인양 행동하고 다닌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건강하세요,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으세요.”하고 지속적으로 경고할 필요가 있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선택해야 향년까지 오래오래 건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동차 안에서 스마트폰에 이 글을 메모하고 있는데 지난 학기에 네 수업을 들은 한 평생학생으로부터 기분 좋은 문자가 들어왔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00대 00반 000입니다. 올해 너무 좋은 교수님을 뵙게 되어서 정말 감사했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네가 의무적으로 들어야 할 최고의 덕담이다. 이토록 너를 건강하게 만드는 새해 인사가 또 어디 있을까. 너는 다시 한 번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아이고, 감사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연락하고 싶었는데 전화번호를 몰랐어요. 사진 감사합니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그리고 착하게 살아가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다음 학기엔 제 수업이 없더라도 궁금한 점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명절 잘 보내시고요.”
라고 답 문자를 보내고 보라매역으로 가고 있다. 이 기분에 아들 며느리 손주를 만나면 또 얼마나 젊어질까? 너는 럭키 쎄븐 7호선 지하철로 달려가고 있지만 마치 보라매처럼 유유히 하늘을 나는 기분을 맛보며 보라매역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하하. 2018. 2. 1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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