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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스켈레톤 skeleton

스켈레톤 skeleton

 

오늘 우리나라 윤성빈 선수가 평창올림픽 스켈레톤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다. 너는 텔레비전으로 경기장면을 지켜보며 오우, 오우, 하고 마치 양키처럼 소리를 질렀다. 선수들의 기량도 기량이지만 매우 위험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인간은 위험을 무릅쓰는 동물인가?

 

너는 설날 며느리가 차려주는 차례茶禮 겸 아침을 먹고 그 경기장면을 관전하다가 문득 알량한 너의 영어실력으로 skeleton은 해골일 텐데, 하고 곧 인터넷 사전을 찾아보았다. 역시 해골로 나왔다. 그런데 썰매종목 이름에 왜 해골이라는 명칭을 붙였을까? 아마 이 종목을 우리말로 번역해서 썼더라면 더 우습고 이상할 것 같기도 했다. 틀림없이 해골경기’, 아니면 순우리말로 머리통 경기’, 아니면 대갈..경기’, 이건 너무 심하나? 하하

 

그 경기는 매우 위험해 보였다. 높은 산비탈에서 10킬로미터도 넘어 보이는 구불구불한 반원통형 얼음길을 따라 시속 140킬로미터로 곤두박질치듯 내려오는데 안전장치라곤 헬멧(helmet)이 전부인 것처럼 보였다. 적어도 너의 눈에는 그랬다. 만약 선수가 얼음 길 벽면 어딘가에 머리를 박았다가는 그 내리꽂는 속도 때문에 살아남기 어려울 것 같았다. 평지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로 주행하는 차를 뒤에서 추돌해도 사망자가 속출하지 않던가?

 

오늘 우리나라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은 매우 기쁘고 축하할 일이지만 인간이 재미를 위해 해골을 담보로 경기를 한다면 이는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일이 아닐까도 생각되었다. 그 경기의 명칭 또한 인권존중의 차원에서는 적합한 이름이 아닌 것 같고.

 

하기야 운동치고 위험하지 않은 종목이 어디 있겠냐만. 또한 인간의 일 치고 위험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겠냐만. 또 인간이 위험을 무릅쓰고 다리를 놓고, 바다를 건너고, 하늘을 날지 않았다면 오늘 우리들의 삶은 만물의 영장이 아닌 만물의 졸장이 되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모든 일에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 나서야 하나보다. 그래도 모든 일에는 안전이 필수다. 아마 스켈레톤도 스포츠과학자들이 안전을 철저히 고려한 과학적 경기일 것으로 믿고 걱정도 팔자인 너의 걱정을 거둔다. 다시 한 번 윤성빈 선수의 용기 있는 도전정신, 그에 따른 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祝賀한다. 하하賀賀. 2018.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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