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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박물관 검색대와 상설 프로그램

박물관 검색대와 상설 프로그램

 

오늘 우연히 국립중앙박물관에 가게 되었다. 그냥 일요 전철독서를 위해 나갔다가 사당역에서 4호선을 탔는데 다음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갈 수 있는 이촌역입니다하는 안내방송을 듣고 갑자기 박물관에 가고 싶었다. 이촌역에서 내려 걸었다. 2번 출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뭔가 달라졌다. 입구의 짧았던 대나무숲길이 박물관 건물 가까이 까지 연장되어 있었다. 전시관 건물로 들어서니 전에는 없던 검문검색대가 설치되어 있다. 검색대상은 사람과 소지품 둘 다. 소지품은 검색터널을 통과시키고 사람은 검색 게이트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너는 이런 조치에 하나도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국가의 귀중한 역사유물을 보존하는 곳이니 혹시라도 범죄자들이 들어가서 테러를 할 수도 있고, IS처럼 박물관을 무차별 파괴할 수도 있으니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참 잘했다 싶다.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규모는 언제 보아도 대단하다싶다. 천천히 걸으며 관람을 해도 다리가 아플 지경이다. 중간에 쉼터도 많이 있다. 아빠 엄마들을 따라온 아이들도 쉬어가지고 야단이다. 어떤 어린이는 아빠에게 불평을 했다. 아빠는 1분도 안 쉬고 또 간다고. 하하. 원래 이런 곳은 정말 쉬엄쉬엄 관람해야 맞다. 아니 몇 날 며칠 와서 보고 또 보아야 좀 이해가 되지, 그냥 주마간산으로는 아무 소득이 없을 거다. 그래서 너는 오늘 이곳에 옮겨놓은 북한산 진흥왕순수비를 보고 촬영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하하. 하지만 또 1층 선사 고대 전시관을 이리저리 다니며 둘러보았다. 고구려, 백제, 신라 등 고대 전시관에서 장례문화, 무덤의 구조 등을 보았다. 선사시대에도 고인돌이 무덤이었다는 것을 배워서 알지만 고대의 무덤들은 참 너무했다 싶다. 과학적인 토목건축기술을 동원하고 벽화를 그리는 등 예술성을 가미하여 조상의 무덤을 정성스레 만들었으니 신의 존재유무를 떠나 조상을 숭배했던 고대인들의 심정을 느낄만하다.

 

2층으로 올라갔다. 공간배치가 시원시원해 마음에 들고 문헌정보학자로서 부럽기까지 하다. 왜 도서관은 이렇게 좀 시원시원하게 못할까? 사진을 몇 장 찍으며 관람객들을 관람했다. 1층에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저공비행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다소 아스라하다. 하하. 박물관신문 20181월호를 집어 들고 대략 살펴보았다. 너에게 새로운 것은 박물관 프로그램으로 규레이터와의 대화시간을 운영한다는 것, 날짜별, 부문별로 전문학예사들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계획되어 있다. 이것도 참 잘하는 일이네. 왜 도서관은 이렇게 좀 못할까. 날짜별 주제별로 주제별학자 및 박사급사서들이 이용자들과 대화할 시간을 마련하면 참 좋겠다. 적어도 국립도서관들, 아니 전국의 공공도서관들이 그 지역의 학문자원을 이용하여 사람 책 프로그램 뿐 아니라 인문학, 역사지리, 문화, 지역개발 등에 대하여 시민들과 대화할 시간을 갖는다면 참 좋겠다 싶다. 오늘 너대로 우연히 박물관에 들러 좋은 벤치마킹을 했네. 2018.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