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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아름다운 약속

아름다운 약속

 

오늘 중학생 방학 특강 논어입문을 준비하며 또 다시 너는 엉뚱한 생각에 빠져들었다. 인자요산(仁者樂山) 지자요수(知者樂水) 때문이다. 왜 인자는 산을 좋아하고 지자는 물을 좋아할까? 그리고 또 정말 반드시 그러할까. 지자는 산을 좋아하고 인자는 물을 좋아하면 안 될까? 너무 초등학생 같은 의문일지 몰라도 초등학생들의 의문이 정말 순수한 의문이라고 볼 때 너의 의문은 순수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하하.

 

그래서 너는 계속 생각의 케이블카를 타고 산으로 올라보고, 생각의 노를 저어 바다로도 나가보았다. 그리고 둘 다 좋다는 걸 느꼈다. 산은 산이라 산 냄새가 나서 좋고, 바다는 바다라서 바다 냄새가 나서 좋다. 그런데 산이든 바다든 인간의 냄새는 어떤가? 인간의 냄새는 좋은 냄새도 있고, 나쁜 냄새도 있지. 그래서 인간 세상에는 선악이 공존하고 있나보다.

 

너는 그래서 공자님의 말씀에서 좀 더 나아간 연구를 해 보았다. 이름 하여 요산요수에 대한 중용적 검토 및 미래지향적 전인 상에 대한 일고찰.” 공자님의 요산요수는 사람들의 성격이나 행동특성을 두 가지로 구분하여 명쾌하게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인자의 지자적 요소와 지자의 인자적 요소를 후학의 연구과제로 미루어 놓으셨다. 그래서 너의 새로운 연구는 이 둘을 결합해야 정말 좋은 새로운 인격자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에서 출발한다. 하하.

 

너무 잘난 척 하는 건 아닌지 조심스럽긴 하다. 그러나 인자도 물을 좋아할 수 있어야 능동적 인간으로 변할 수 있다. 인자라고 에헴! 하고 조용히 산에 앉아있으면 세상에 좋은 일을 실현할 수 없다. 그리고 지자도 산을 좋아할 수 있어야 신중할 줄 알고 위선(僞善)에 빠지지 않을 줄도 알 것 같다. 그래서 이 둘은 중용(中庸)으로 나가야한다. 미래의 전인적 인간은 산도 좋아하고 물도 좋아해서 어디에 가든 풍부한 지식과 인격으로 인간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전인적 인간상을 간략히 표현하면 인지자仁智者라고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인자도 되고 지자도 되는 아름다운 인간상, 이를 구현하기 위해 우리는 어려서부터 아름다운 약속을 하면 어떨까? 서양에 구약과 신약이 있듯이 우리 동양에는 아름다운 약속, 미약(美約)이 있다. 그러한 아름다운 약속은 동양 고전에서 얼마든지 불러와 복사 붙여넣기를 할 수 있고, 나아가 고전(古典)에 이어지는 아름다운 신전(新典)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이것이 본 연구의 결론이다. 참고문헌은 논어 그리고 너의 상상력이다. 하하. 2018. 1. 5().

 

  아름다운 약속을 하실 분들, 너의 팔장을 끼고 있는 분은 너의 귀마개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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