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록교수의 공부 방법
저는 이도록 교수입니다. 도록으로 역사를 공부하고 도록으로 역사를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도로 지리를 공부하고 지도로 지리를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글자만 가지고는 답답해서 공부가 잘 안 됩니다. 사진이나 실물, 그리고 그림을 좀 보아야 역사와 지리 등 인문학을 좀 이해할 수 있지요. 하하 그래서 책을 도서(圖書)라고 이름 한 것을 참 잘했다고 생각하고, 과연 옛 분들이 이름을 참 잘 지으셨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무작정 인사동에 다녀왔습니다. 인사동에 특별한 볼 일은 없었습니다. 연말이라 인사도 하고, 인사동 그 문화의 거리, 사람들이 문화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좀 보기 위해서였죠. 저는 그림은 잘 못 그려도 미술을 좋아하고, 기타는 잘 못 쳐도 음악을 좋아한답니다. 거리에서 기타리스트 버스커를 만났습니다. 노래를 잔잔하게 참 잘도 부르더군요. 추워 보였지만 부러웠습니다. 저는 포장마차에서 5백 원짜리 코리아노 커피를 주문하여 마시며 거리의 커피먹보 ‘커스커’라고 하면 어떨까 하고 말장난도 상상해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예쁜 잡동사니 속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잡동사니를 사고, 먹고, 마시고, 어떤 어르신은 거리에서 어묵국물을 안주삼아 소주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사진을 몇 장 찍으며 잡동사니 충동구매를 삼가고 나주곰탕 한 그릇을 사먹은 다음 바로 지하철을 탔습니다. 지하철에서 『라틴어 수업』을 좀 읽었습니다. 감명을 주는 글이 많았어요. 예를 들어 공부를 할 때 남보다 잘하겠다고 생각하기보다 전보다 잘하겠다는 생각을 가지는 게 좋다, 자신을 믿고 자신감을 가지는 게 좋다, 자신마저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누가 존중해 주겠나, 등등. 그래서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학생들에게 꼭 추천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도 아름다운 생명에 감사합니다. 2017. 12.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