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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라틴어 수업 단상

라틴어 수업 단상

 

어제부터 라틴어 수업이라는 신간을 읽는다. 라틴어는 현재 사용하는 언어가 아니지만 유럽 언어의 뿌리로서 그 가치를 지니고 있다. 유럽 언어들은 그리스어와 라틴어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그리고 그리스, 라틴어의 뿌리는 인도의 산스크리트어라는 것이 19세기 언어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그래서 인도유럽어라는 용어가 탄생했다.

 

몇 줄 읽어보니 라틴어는 품위 있는 언어라는 설명이 나왔다. 라틴어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겸손한 표현스타일을 지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우리 한국어의 하대 말을 고쳐야 할 언어습관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어의 하대 말, 즉 명령조의 말에는 청자에 대한 존중과 겸손이 담겨있지 않아 실제 행동 면에서도 겸손이나 배려가 적다는 것이다. 공감이 가는 이야기다.

 

인격은 언어에서 드러난다고 하는데 우리는 시대를 내려올수록 언중의 말 속에 반말, 막말, 욕설, 은어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부부간의 대화에서도 야, , , 오빠라 하고, 어린이들에게는 아주 어릴 때를 제외하면 누구나 반말을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라면서 그런 언행을 따라할 수밖에 없다. 말이 인격이다. 충북대 조항범 교수가 쓴 책 제목이다. 정말 그렇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말, 그런 말솜씨, 그런 글 솜씨를 지닌 사람은 인격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분들은 사회생활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버릇없는 말, 쌍소리, 욕설 등을 대수롭지 않게 섞어 쓰거나 욕설이 들어간 악성 댓글을 쓰는 사람들은 적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요즘 우스운 것은 존칭을 붙일 데나 안 붙일 데나 붙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점원은 으레 5천원이세요. 만원이세요. 하고 물건 값에 존칭을 붙인다. 하하.

 

라틴어에는 겸양 표현이 많아 그 말을 사용하던 옛 사람들은 다른 나라를 지배할 경우에도 피 지배인들을 홀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요직에도 중용했다고 한다. 말은 마음에서 나오고 행동은 말에서 나온다. 네가 지금 생각해본 말이다.

 

동양에서도 라틴어와 같은 뿌리언어가 존재하고 있다. 한자와 한문이다. 한자와 한문은 상당부분 국어의 어원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라틴어가 어렵듯이 한자도 어렵다. 현대인들이 배우기를 기피하는 언어라 그런 것 같다. 그러나 동양이나 서양이나 고전을 공부하려면 어렵지만 뿌리언어를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문헌학에서 역사언어학을 다루는 이유를 알 만 하다. 고전읽기를 장려하면서 뿌리 언어를 가르치지 않는 것, 이는 우리 교육의 이율배반이다. 2017.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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