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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간기와 인생

간기와 인생

 간기(刊記)는 책을 낼 때 반드시 집어넣으면 좋은 출판기록이다. 너도 출생이라는 간기가 있다. 195258일 밤 12-1시 사이 충남 논산군 두마면 용동리 582번지(우적동 속칭 계룡산 신도안) 간행, 아니 사람이니 출생이라고 해야 맞지. 그런데 너의 출생기록은 여시아문(如是我聞) 실제보다 2년 늦었어. 그래서 너의 사주는 단기 4283/05/08/24시가 되는 거지. 사주에 지역을 안 넣어서 참 좋아. 사주엔 지역차별이 없다 이거지. 하하. 너는 부모님이 출생신고를 좀 늦게 하셨지만 사주만은 바꿀 수 없었어. 사주는 사실(fact)에 근거해야 마땅하니까. 하지만 부모님이 너의 출생신고를 좀 늦게 해주신 것이 그 후에 두고두고 좋은 점이 더 많았어. 그만큼 사회적으로 더 젊게 행동할 수 있으니까. 지금 사회적 노인 자격증도 2년 늦게 땄으니까. 하하.

오늘 귀중한 옛 책 몇 권을 직접 볼 기회가 있었다. 옛 책의 뜻을 완벽하게 읽어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너는 한문 실력적, 시간적으로 턱없이 부족함을 느꼈다. 너는 서울 어떤 좋은 도서관에서 이런 귀중본들을 원형그대로 다시 복제하여 보존하는 사업에 약간의 옵서버를 하고 있는데, 이일이 참으로 행운임을 매번 느끼지. 그런데 전에 복제간기를 복제본 자체에 남기자고 건의했었는데, 별도 서류기록을 보존하고 있으니 굳이 책에 복제간기를 남길 필요가 없다는 답을 들었었지. 하지만 오늘도 너는 똑 같은 건의를 드리고 싶었다. 복제본을 만들 때는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 어떻게 만들었는지 6(5W1H) 복제 간기를 복제본 맨 끝 장에 남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또 해 본다. 간기는 책 자체에다 해야지 먼 훗날까지 책과 분리되지 않고 남아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간기를 미리부터 책과 분리해 놓으면 100200년 지났을 때 그 따로 놀던 간기가 어디로 귀양 갈지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도서관 방침이 간기와 실물 분리원칙이라니 오늘은 꾹 참고 다음 기회에 한 번 더 말해볼까 생각중이다. 2017.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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