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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마늘 까기 인형

마늘 까기 인형

너는 『호두까기 인형』이라는 책이름을 알고 있다. 교보문고의 책 소개를 다소 윤문, 정리하여 다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호두까기 인형>은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발레극 ‘호두까기 인형’의 원작으로, 20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끊임없이 재출간되고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저자 E.T.A 호프만(1776-1822)은 독일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 작가로 옛 프로이센의 쾨니히스베르크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했고, 프로이센 법관을 지냈다. 그 뒤 음악에 열중하여 밤베르크에서 악단 지휘자로 일하며 음악가로서의 평판도 쌓아 나갔다. 그는 법관과 예술가의 이중생활을 했으며, 특히 1806년 베를린으로 이주하여 숨을 거두기 전까지 8년 동안 예술가로서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호프만은 현실과 환상이 어우러진 신비로운 분위기의 작품을 썼다.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은 1816년에 나온 <호두까기 인형>이다. 이 작품은 그의 사후 70년 뒤인 1892년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극으로 제작되어 더욱 유명해졌다. 그는 이밖에도 장편 소설 <수코양이 무어>, <악마의 묘약>, <칼로트풍으로 쓴 환상 이야기>, <스퀴데리 양>, 그리고 동화 <황금 단지>, <브람빌라 공주>, <벼룩 대왕> 등 세계문학사에 영원히 남을 작품들을 남겼다.

『호두까기 인형』은 이렇게 대단한 예술가의 작품이다. 그 책도 보고, 그 발레도 보고 싶다. 작가와 작품 환경이 우리와는 역사적, 지리적, 문화적으로 다르지만 인간의 삶이라는 점에서는 공통되기 때문에 20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 책이 우리의 책방과 도서관에 남아 있는 것 아니겠는가?

너는 이런 작가와 작품을 보고 들을 때마다 경탄하며 반성한다. “너는 뭐하고 있니? 왜 인생을 허비하고 있어? 어서 뭐라도 써봐. 술안주만 먹고 현실 안주만 하지 말고, 작품을 쓰고 출판을 해 보란 말이야. 생전의 명예욕일랑 접어둬. 훌륭한 예술 작품은 작가 사후에 각광을 받는 경우가 많으니, 무릇 작가는 살아생전에 부와 명예를 탐해서는 안 되는 법인가 봐.”

너는 며칠 전부터 작품 하나를 공상하고 있다. 제목은 가칭 <마늘 까기 인형>. <호두까기 인형>의 짝퉁 같지만 제목만 그렇지 내용은 완전 다르다. 우리 할아버지는 단군이시다. 단군 할아버지는 마늘을 좋아하셨다. 우리는 지금도 마늘을 즐겨 먹고 정력적으로 건강하게 살고 있다. 이런 연관관계를 어떻게 재미있게 엮으면 되겠다. 사실 너는 마늘 까는 도구 없어도 마늘을 잘 까먹는다. 생으로 먹기 매우면 전자레인지에 1분간 구워서 먹는다. 너 호모 갈릭쿠스(garlicus)구나. 2016. 30. 3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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