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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실천 인문학 소고

실천인문학 소고

요즘 어디서나 인문학, 인문학 한다. 참 좋은 현상이다. 인문학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막연하게나마 안다. 그런데 좀 모순이 있다. 인문학이 중요하다면서 대학에서는 인문학을 없애고, 없앤다고 비판을 하니까 보여 주기 대단위 교양 강좌 이벤트나 하고. 대학에서는 인문학이 이미 비주류가 되었지. 거리로 나온 인문학은 도서관, 평생학습 시설을 떠돌며 고아인문학을 하고 있지. 대체적으로 인문학은 명강사들의 강의, 어려운 그리스 고전강의, 동양 사서삼경 강의, 뭐 그런 어려운 것들을 해설하는 걸 인문학으로 알고 있지. 그래서 인문학이 생활 속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것 같아.

네가 볼 때 인문학은 언어로도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언어를 생활 속에 녹여 실천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 문사철언예종(문학, 사학, 철학, 언어, 예술학, 종교학)을 통해 배우고 익힌 바를 생활 속에서 얼마나 잘 구현해 내느냐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 같아. 배운 바를, 배운 진리를 실천하지 않기 때문에 요즘 같은 사회 혼란도 일어나는 것 아닌가 싶어. 예를 들면 논어에 “군군신신부부(모모를 보완)자자”라고 있으면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어머니는 어머니답고) 아들은 아들답게 생활하면 그게 그 말씀의 실천이거든. 또 “정자정야”라 했으면 정치를 바르게 하는 게 그 말의 실천이거든. 그런데 그런 말을 실천하지 않으면서 말로만 번드르르하게 하니 립 서비스일 뿐이잖아. 하하하.

실천이 참 어렵긴 하지. 너도 실천하지 못한 게 어디 한두 가지냐? 그러게 남의 탓 하지 말고 너를 잘 다스려야 해.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견문을 넓히고, 어렵게 느껴지는 고전문학, 동양학도 공부해 가면서 세상의 지리와 역사를 공부해 가면서 그 속에서 네가 반성하고 실천할 실마리를 찾아 좋은 일을 하며 살도록 노력하는 것이 실천 인문학이 아닌가 싶어. 공자님도 “3인행 필유아사언 택 기선자이종지 기불선자이개지”라고 말씀했듯이 취사선택을 잘해야지. 한문을 안 쓰니 이상하다고? 요즘은 한문을 안 쓰는 게 대세라 써 봐야 모를 텐데 뭐. 그러기에 언어학이 중요하지. 한글은 한글대로 한문은 한문대로 배워 그 의미와 이치를 우리 삶에 적용해야 할 텐데, 학자들이 너무 자기 우물 안에만 머무르다보니 그렇게 되었지. 그래서 너는 실천인문학이라는 말을 쓰고 싶어. 모든 과목에 이론과 실제가 있듯이 인문학도 이론과 실제가 있으니까. Theory and Practice! 2016. 10. 3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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