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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나는 초등학생이고 싶다.

나는 초등학생이고 싶다.

나는 초등학교는 못 나왔다. 1960년대 국민학교를 다녔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초등학생이 되고 싶다. 그게 그거 아니냐고요? 네, 그게 그건 아닌 것 같아요. 하하. 요즘 초등학교는 수준이 높아졌다. 수학과 영어를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배운다. 원어민 교사들도 많고. 그래서 요즘 초등학생들의 영어발음은 마치 본토 발음 같다. 모든 초등학교가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예전 국민학교처럼 국민윤리, 한문, 고전 등 인성에 관련되는 교과는 배울 기회가 적다는 것이다.

내가 초등학생이 되고 싶은 이유는 초등학생에게는 모든 가능성과 기회가 무궁하게 열려있기 때문이다. 신선한 호기심과 상상력도 넘쳐나고, 모든 게 신기하게 다가온다. 가락동 벤처타워 화장실에 보니까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하다(Imagnation is more important than knowledge.)라는 문구가 걸려 있었다. 정말 공감이 간다. 인간에게 상상력이 없었다면 이렇게 문명이 발전했을까? 상상력은 창의성이다. 상상력의 발현이 지식이 되고 지혜가 되었다. 그래서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하다는 말은 명언인 것 같다. 대체로 나이 든 분들은 지식은 많을지 몰라도 상상력은 부족하다. 국민학교 때부터 주입식 교육을 받은 까닭에 상상력이 억제되었고, 나이가 들면서 생활에 찌들어 옛 지식이 고착되었다. 그러나 스스로 그 틀을 깨고 창의력을 발휘하며 살아온 위대한 분들의 덕택으로 문명은 발달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인생의 발자국을 지우개로 지울 수만 있다면 초등학교 학생으로 돌아가고 싶다. 잘 갖추어진 학교도서관을 통하여 현대문명을 자기 주도적으로 배우면서 신선하고 독특한 나만의 창의력을 발휘하여 새로운 문명의 지혜를 한 30년 쯤 리드하고 싶은 것이다. 욕심이고 상상이지만. 생각해보면 모든 문명의 이기는 상상력에서 나왔다. 컴퓨터, 인터넷은 물론 스마트 폰, 미니 빔 TV, 휴대용 에어컨, 버스 정류장에 버스 도착시간을 알려주는 전광판,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아이디어가 상상력의 결과 아닌가? 그러나 단 한 가지 초중등교육에 필수적으로 보완할 게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고전교육과 인성교육인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후손 천재들이 전인적 인간으로 자라나 인류문명에 평화와 번영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 2016. 8. 2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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