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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방송 언어

방송 언어

2016. 8. 22(월) YTN 텔레비전에서 어느 정치인이 말하는 어투를 보고 혼자 신나게 웃었다. 안 모 씨가 손 모 씨에게 찾아가 대화를 나누는데, “언제 한번 펀하신 시간 계시면 좋은 말씀 나누고 싶습니다.” 하는 것이다. 여기서 시간 계시면, 이 우습게 들린 것이다. 아니 시간이 높은 사람이라도 되나, 계시게. 하하. 이런 식으로 말 한다면 아버지, 돈 계시면 빵 좀 사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일류대학을 나오고 돈도 억수로 번 엘리트라도 말을 잘하기는 참 어렵나보다. 예전에 들은 이야기 인데, 며느리가 시아버지께 “아버님 대갈님에 검불님이 붙었어요.”라는 말과 뭐가 다른가? 그래서 우리는 언어를 정확히 사용할 수 있도록 국어교육을 좀 제대로 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또 2016. 8. 24(수) 아침 YTN 뉴스에서는 말 잘 한다는 아나운서들이 실수를 했다. 남자 진행자가 다음뉴스입니다, 하고 준비가 안 되었는지 머뭇거리자, 여자 아나운서 역시 말을 하기는 해야겠는데 준비가 안 되었는지 한 참 있다가 네 다음 뉴스입니다, 해놓고는 또 좀 있다가 네 다음 뉴스입니다. 다음뉴스에요, 라고 말했다. 하하. 이럴 땐 차분하게 방송이 준비가 좀 덜되어 죄송합니다, 하고 준비할 여유를 갖는다면 그 정도 이해 못해줄 시청자는 없을 텐데 너무 당황해하니 민망했다. 노련한 아나운서들도 저러하니 방송이 참 어렵긴 어렵나보다.

나의 학생 시절, 공부를 전교 1등 하던 나의 친한 친구 김 아무개가 선생님이 출석을 부르는데 넋 놓고 있다가 제 차례가 왔는데, 미처 대답할 준비를 못했는지 제 이름을 복창해서 한 바탕 웃은 적이 있다. 사람이 긴장하면 비문법적인 말이 막 튀어나온다. 그래서 언제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대화도, 강의도, 방송대담도 잘 준비하지 않으면 헛소리가 나오게 마련이다. 준비가 미흡하면 말을 되풀이하든가 말을 돌려서 듣는 사람을 헛갈리게 하니 조심할 일이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겠지만 그래도 노력은 해야 하지 않을까? 2016. 8. 24(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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