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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잔머리 큰머리

잔머리 큰머리

요즘은 참 이상한 병도 많다. 한때는 에이즈가 무서웠는데, 작년에는 메르스(MERS :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중동호흡기증후군 中東呼吸器症候群)가 찾아와 의료 강국 대한민국의 일류병원을 강타했다. 그러더니 이제는 남아메리카 발 소두증(小頭症, microcephalia)이 머리 좋은 호모사피엔스를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병들의 전염은 많은 부분 인간의 무절제한 성행위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도 특이하다. 이번 브라질 리우올림픽이 끝나면 또 어떤 일이 벌어질는지, 무지한 인간으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런 우려가 제발 기우이기를 바랄뿐이다.

의학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이 이런 글을 쓰는 것은 당치 않은 일이지만 나도 이 지구에 발붙이고 사는 인간이기에 그냥 인문적인 입장에서 잠시 생각해 본다. 나는 예전에 “頭大曰 將軍, 足大曰 盜先生” 이라는 우스개를 들어본 적이 있다. 머리가 크면 장군이고 발이 크면 도둑이라는 뜻이다. 이 말은 웃기려고 지어낸 말이라 논리적으로는 합당하지 않다. 그러나 머리가 크면 머리가 좋다는 일반적 인식은 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머리가 작고 얼굴도 작은 편이라 은근히 고민을 한 적도 있었다. 내가 공부를 잘 못할 것 같은 걱정도 좀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가니 얼굴이 쓸데없이 큰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얼굴 작은 게 더 예쁘다는 인식이 생겨나고, 나도 공부를 그리 못하는 편은 아니어서 그러한 걱정은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요즘엔 머리가 크고 좋은 사람들이 잔머리를 잘 굴린다는 것이다. 요즘 신문을 장식하고 있는 S대 법대를 나온 진 아무개 부장검사와 같은 학교 컴퓨터공학과를 나온 동기생이 굴린 잔머리가 그 좋은 사례라 할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2016년 8월 17일(수)자 신문과 방송에 다 있으므로 여기서 더 말하면 장황해서 못 쓴다. 또 이번 사건 말고도 머리좋은 사람들이 잔머리를 굴려 저지르는 사회 비리가 얼마나 많은가? 또 이러한 잔머리 굴림 비리들은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어딜 가나 사기꾼이 많아 무서운 지구촌, 그래서 세계는 위험사회로 변모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을 치유할 수 있는 주체는 인간뿐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스스로들 알아서 평화롭고 행복한, 정직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머리 좋은 사람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잔머리를 굴려대니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서 저 하늘에 계신 위대한 조물주가 정신 좀 차리라고 모사꾼인 모기(모스키토 mosquito)를 동원하여 소두 바이러스를 만들어 우선 남미에 공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너희 머리 크고 좋은 인류야, 그렇게 잔머리를 굴리고 싶나? 그렇게 잔머리를 굴리고 싶다면 내가 아예 잔머리를 만들어 주마.”

하면서 내린 조물주의 형벌이 소두 바이러스는 아닐는지? 오늘 나도 반성의 잔머리를 굴려본다. 인류여! 정직하라.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다(Once Benjamin Franklin said "Honesty is the best policy). (출처 : 중학교 영어교과서 <Tom and Judy 3>, 대동문화사, 1966. 37쪽). 2016. 8. 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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