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필/컬럼/컬럼

위대한 중학교

위대한 중학교

인생 65년을 살아왔다. 그래도 인생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모든 걸 내려놓아도 잘 풀리지 않는 인생, 내가 아직 무언가 집착하는 게 있나보다. 제 허물은 모른다는 게 예전 사람들의 말씀이었지. “남의 흉 보거라 말고 제 허물 고치 과져.” 어떤 시조에 나오는 글귀다. 그렇다. 누구나 제 과오는 모른다. 그걸 안다면 성인에 가깝다. 그래서 사람은 언제나 겸손해야 되나보다.

어떤 사회문제가 있을 때 누구나 저마다 의인이고 옳다. 그러나 잘 따져보면 그 나물이 그 나물이다. 별로 깨끗하지도 못한 사람들이 자기들은 깨끗하다고 한다. 이 글을 쓰는 순간 텔레비전에서 중학생이 되면 행복하지 않다고 나왔다. 전 과목을 공부하여 시험을 보아야 하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그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열심히 공부하여 새로움을 알아가는 그 청순한 소년 소녀, 나는 정말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 그런데 그 시절에 이른 소년소녀들이 행복하지 않다니, 하하, 아직 인생을 덜 살아봐서 그럴 것이다.

나는 중학교 때의 에너지를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그 때의 신기함, 그 때의 학구열이 평생 이어진 것 같기도 하다. 월사금 때문에 돈 걱정을 했지만 그래도 그 때의 지식과 지혜에 대한 열망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깨우침은 고등학교나 대학에서도 있을 수 있겠지만 내 경우는 중학교 때 있었다. 세계를 알게 해준 그 중학교. 오늘 중학교 때의 짝꿍과 전화통화를 했다. 그 친구는 중학교를 졸업한 후 고등학교를 가지 못하고 농촌지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여 평생 농사기술을 지도하며 농업기술센터 소장까지 지냈다. 은퇴한 뒤에도 지금 딸기농사를 짓고 있다고 한다. 참 위대한 나의 친구다.

중학교는 위대하다. 인생은 중학교 시절에 윤곽이 잡힌다. 그 때 별 볼일 없으면 인생 별 볼 일 없다. 내가 느끼기엔 그렇다. 그러니 교사들은 14세부터 16세 까지의 중학 인생들을 잘 안내할 일이다. 도서관은 특히 중학생들에게 신경을 써야 한다. 우리는 중학생을 위한 도서관 서비스가 별로 없다. 그러나 중학의 중요성을 안다면 모든 중학교에 도서관과 사서교사를 두어야 마땅하다. 공공도서관도 청소년을 위한 서비스를 적극 개발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교육부는 이런 걸 아는지 모르는지. 2016. 8. 13(토).

 

 

 

'수필/컬럼 > 컬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철도 독서문화 운동  (0) 2016.08.15
우등 버스 승객의 윤리  (0) 2016.08.14
실내 온도 32도  (0) 2016.08.12
아직 광복은 오지 않았다  (0) 2016.08.12
도서관은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다  (0) 2016.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