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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요요법이 뭐지?

요요법이 뭐지?

2016. 8. 5(금), 이른 아침에 차를 운전하며 우연히 불교방송을 들었다. 방송에서 송담스님이라는 분의 말씀이 나오는데 요요법이라는 건강법을 계속 추천하고 있었다. 뭔가 했더니 자기 오줌을 날마다 일정량 마시면 건강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현대의학을 공부한 의사들에게 물으면 절대 반대하겠지만 그 방법은 고대 인도에서 불교가 나오기 이전에도 유행했던 정말 좋은 건강법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부작용 같이 느껴지는 현상이 올 수 있지만 그것은 명현반응으로서 일정기간 지나가면 그런 것이 다 없어지고 건강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처음 들어 본 이야기라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민간요법이 좋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왜 좋은지는 합리적인 설명이 없다. 무조건 좋으니 해보라는 식이니 나처럼 의심 많은 사람은 도저히 그 방법을 실행하기 어렵다.

나는 1964년 중학교 1학년 때 황달에 걸렸었다. 눈이 노랗고 오줌이 노랗고. 그러나 당시에는 좀 미개사회라 부모님이 나를 병원에 데리고 갈 생각은 하지 않으셨다. 아니 그럴 돈이 없었다. 그래서 이웃들이 좋다고 하는 민간요법으로 치료할 수밖에. 나는 당시 황달약이라고 소문난 고사리 뿌리 달인 물을 아침저녁으로 한 달 이상 먹었다. 노란 참외 꽃의 꽃가루를 밀짚으로 콧구멍에 불어넣기도 했다. 어떤 요법으로 나았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한 달을 결석하며 황달을 극복하고 다시 학교에 갈 수 있었다. 요행히 살아난 건지, 고사리 뿌리가 약이었던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 후에 들으니 고사리는 정력을 약화시키는 식물이라 스님들이 의무적으로 먹는다는 속설이 들렸다. 그것도 민간요법인지. 그러나 나에게 다른 이상은 오지 않아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

아버지께서도 고창이라고 하는 병에 걸려 10여년을 고생하다가 돌아가셨는데, 주로 잡수신 약은 닭똥을 삶은 물이었다. 내가 너무 어려서 잘 몰라 아무런 대책도 마련할 수 없었지만 닭똥은 좀 아닌 것처럼 생각했었다. 고창이란 요즘 같으면 위암이나 간암인 것 같은데 그 구역질나는 닭똥 끓인 물이라니. 그게 심리요법인줄은 몰라도 참 해도 너무했다 싶다. 큰 매형이 한약방이라 요양 차 큰누이 댁에 가서 좀 계실 때는 닭똥 대신 한약으로 드셨는데, 당시는 한약도 역시 민간요법이어서 그런지 오히려 병이 더 심해가지고 오셔서 아버지는 그길로 운명하셨다.

예전에는 서민들이 곧 의약실험의 대상이었던 것 같다. 강제적인 실험은 아니지만 좋다고 소문이 난 약은 체질에 관계없이 무조건 구해서 먹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민간에서 허준의 <동의보감>을 볼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당시에는 본래 강한자만이 살아남았나 보다. 아이 참 내, 지금 생각해도 그땐 정말 무식한 미개사회였다. 화장지가 없어 지푸라기로 괄약근을 처리하던 시절이니 미주우리 주에 거주하는 사람도 많았었고. 그래서 내가 학교에서 정보사회론을 강의할 때면, 나는 원시시대부터 현대 지식정보사회까지 다 체험하고 사는 사람이라고, 그래서 대단히 역사적인 사람이라고 자랑 아닌 자랑을 한다. 이번학기에도 모 대학에서 정보사회론을 맡아달라고 연락이 왔다. 또 재미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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