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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금주령을 내려라

금주령을 내려라.

녹용, 인삼, 꿀, 술을 먹지 말라. 어제 약국에서 약을 타며 들은 말이다. 이참에 금주를 할까보다. 내가 술 절제는 좀 할 줄 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제 마시는 것 보다는 안 마시는 편이 더 현명한 선택지 같다. 문진에 따른 건강검진결과표에도 음주위험도가 높게 나왔다.

이제 몸속에 술 대신 물을 더 흘려보내야 하겠다. 물과 술은 흐르는 것이라 대동소이해보이지만 순수성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있다. 술은 알코올농도가 5~60%로 분포되나 물은 알코올 농도가 0%로 순수하다. 물은 그야말로 순수(pure water)다. 그래서 음수운전은 순수하게 안전하다. 그러나 음주운전은 비틀비틀 대단히 위험하다. 모든 사건사고는 술이 그 바탕에 있다. 그래서 안전한 사회건설을 위해서는 술을 멀리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실컷 먹어놓고 뒷북치는 소리지만.

물을 많이 먹으면 사람도 순수해지려나? 사람도 나이가 들수록 순수해지면 좋은데. 순수하지 못하면 노욕이 꽉 차게 될 텐데. 실버가 순수하지 못하면 추해 보이기 쉬운데. 순수하지 못하면 실버가 실버로 안 보이는데. 실버가 실버로 안 보이면 그 때는 실버의 가치가 없어지는데.

나는 실버라 그런지 노란 금보다는 은색 실버가 더 좋다. 순수한 가치는 돈으로 따지는 게 아니라 진짜 순수로만 따지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에 순수를 공급하라. 그러면 당신의 실버는 찬란한 은빛을 발할 것이다. 오늘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신안해저유물 특별전을 관람하고 돌아오며 생각한 게 고작 이거다. 2016. 7. 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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