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은 거품이다.
폼에는 form과 foam이 있다. 하나는 형식이고 하나는 거품이다. 고로 형식은 거품일 수 있다. 언어유희일까?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언어유희에도 절반의 진리는 숨어 있다. 우리가 폼을 잰다고 할 때 실속은 부족한데 형식은 그럴듯하다는 뜻이므로 바로 거기에 거품이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는 말로만이 아니다. 폼 재는 사람치고 실속이 꽉 찬 사람은 드물다. 나는 아직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내가 왜 이 말을 들고 나오는가? 이 세상 많은 사람들이 폼을 재고 다니기 때문이다. 폼은 옷으로, 언어로, 목소리로, 몸으로 거들먹거리는 걸 의미한다. 색안경을 쓰고, 모자를 쓰고, 원피스를 입고, 백구두를 신고, 청바지를 입고, 걸음도 건들건들, 빼딱빼딱, 목소리를 깔며, 울밑에 선 봉선화도 못 치면서 통기타는 들고, 이게 다 형식이고 거품이 아닌가?
형식은 겉으로는 그럴 듯해도 실속은 별로다. 우리 인간의 몸도 미남 미녀가 있지만 그것은 다 표피적 형식일 뿐으로 그 미남 미녀들이 정말 정신적으로 실속이 있는지는 단박에 알 수 없으니 시간을 두고 잘 살펴보아야 한다. 우선 우리 인간은 누구나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속으로는 장기, 그 속에 똥과 가스로 꽉 차 있다. 장기 속에는 항상 거품이 들어 있어 남이건 여건 늘 가스를 방출한다. 그 소리가 묵음이든, 북소리든, 뽕이든 괄약으로 바람을 내보낸다.
미인과 결혼하고 싶은가? 그럼 형식 외모를 보지 말고 내면 실속을 보라. 실속이란 경제적 실속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진정한 실속은 정신에 촘촘 박혀 있다. 그것도 다이아몬드 보석처럼. 미인으로서 정신적 다이아몬드가 촘촘 박혀 있는 사람은 실제 다이아몬드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 다이아본드인데 뭐 외부 보석이 필요하겠는가? 그런 사람은 정말 천사 같은 미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에 그런 이는 드물다. 그래서 조물주는 형식은 보통이나 실속은 괜찮은 보통사람을 많이 만들었다.
미인은 대체로 꽃뱀 족이다. 형식을 이용하여 모든 걸 다 가지려 한다. 그만한 실력도, 기능도, 역할도, 못하면서 배우자의 돈, 배우자의 영예, 배우자의 집, 배우자의 월급, 모든 걸 다 혼자 소유하려든다. 어떤 이는 실력도 없으면서 백을 써서 교수가 되려고도 한다. 그래서 인분교수, 폭력교수, 성추행교수, 뇌물교수 등 온갖 추잡한 교수가 생겨났다.
거품은 걷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속이 없다. 그렇지 않으면 미인이 없다. 그렇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 형식은 거품이고, 실속은 미인이다. 그런 사람이 진짜 쓸 만한 인간이다. 왜 또 내가 헛소리를 하고 있지. 날이 너무 더워서 그런가 보다. 열대야라, 시원한 물 열대야가 필요하다. 형식이고 거품이고 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