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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옛날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되자

옛날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되자.

우리는 추억이 아름답다는 말을 많이 듣고, 또 쓰기도 한다. 지난 일들은 가난하고 힘들었던 시절의 일이라도 대체로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왜 그럴까? 가난 했어도 인간적인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보살펴 주던 그런 추억들이 기억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의 힘든 삶도 그런대로 잘 넘길 수 있나보다. 그 옛날의 아름다운 추억, 그 추억들을 생각하면 오늘도 한 줄기 생기나 솟아난다. 왜 그럴까? 그때의 생명력이 좀 남아있기 때문인가 보다.

인생 오륙십년 살아오면서 문명이라는 미명 아래 때가 묻을 대로 묻어버렸지만 그래도 그 어릴 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순진한 마음이 솟는다. 산에 오르면 야- 훠- 소리치고 싶은 그런 마음, 졸올졸 시냇물아 어디로 가니, 하며 신나는 동요를 부르고 싶은 그런 마음, 그런 마음이 인간답고, 순수하고, 순진한 마음인가보다. 시를 읽고, 읊조리고, 써보고도 싶은 그런 마음이 순수한 마음인가보다. 그래서 은퇴자들이 자칭 시인이라며 나서기를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순진하고 순수한 마음을 평생 간직하고 사는 것, 그것이 인간다운 삶일 것 같다. 맨날 돈 때문에 시달리며, 돈의 노예가 되어 모든 옛 추억은 깡그리 잃어버리고 바쁘게 돌아가는 서울의 이 거리, 이 사회가 어떨 때는 좀 불쌍하게 느껴진다. 저러고도 살 가치가 있는 건지, 다소 철학적 물음을 던지면서, 너희들은 돈 때문에 사니? 그래 그게 재미있니? 너희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은 없니? 왜들 그러니? 돈이 많아도 불쌍할 때가 있다는 걸 알고는 있니? 하며 오늘도 군중 속의 외로운 이 거리를 걷는다.

걸으며 명상에 젖어본다. 옛날을 그리워하는 사람은 인간다운 사람이라는 정의가 나에게 들어온다. 그래서 이런 제안을 한다. 우리 모두 옛날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되자. 어머니 아버지가 건강하게 계시던 그 시절, 형제 누나 동생들이 건강하고 정답게 살던 그 시절, 결혼해서 아이들이 태어나 무럭무럭 자라던 그 시절, 죽마고우가 육두문자 쓰며 만나던 그 시절, 모든 그 시절을 생각하면 오늘 돈은 별로 없어도 행복할 수 있지 않은가? 그래 우리 모두 옛날을 그리워하는 순수한 사람이 되자. 2016. 7.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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