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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종(鐘)의 기원

2016. 7. 15(금) 맑음

종(鐘)의 기원

종은 언제부터 존재했을까? 동양 고대로부터 종정문(鐘鼎文)이 있는 걸 보면 종은 고대의 작품임에 틀림없다. 서양에서도 교회의 종소리가 울려 퍼진지 오래다. 백과사전에 보니 우리나라 종의 시초는 큰 방울鐸로서 기원전 4세기에 출현한 것으로 보이며, 그 후 방울은 계속 제작, 사용되어 왔다고 한다. 중국에서도 <삼국지>, <후한서>, <진서> 등에 종에 대한 단편적인 기록이 있다고 사전은 전하고 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렇게 보면 동양의 종은 방울이 그 효시인 것 같다. 방울이 주술적, 종교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면서 불교에서는 범종(梵鐘)과 목탁이 되었고, 다른 종교나 민간에서도 크고 작은 종들이 널리 사용되어온 것 같다. 서양에서의 종의 기원연대 역시 확실하지는 않으나 일찍이 로마 가톨릭에서 사용되었다고 하니, 역시 고대로부터 종이 존재해왔다고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종을 좋아한다. 내 이름에 쇠북 종자가 들어있을 뿐 아니라 예전의 학교에서는 꼭 종을 울려서 수업시간의 시작과 끝을 알렸다. 그래서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라는 노래가 학교에 입학하여 최초로 배운 노래가 되었다. 종소리는 대개 경쾌하다. 지금은 교회의 종소리가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교회의 새벽종 소리가 마을에 시간을 알려줘 사람들이 노동과 출근을 준비했다. 닭도 시계였지만 종도 시계였던 셈이다. 산사의 종소리는 지금도 은은하게 울려 퍼져 밀레가 아니라도 생각이 깊은 사람들에게 경건한 마음을 일으키게 한다. 이 세상에 종이 없었더라면 얼마나 답답하고 삭막했을까? 그래서 온갖 디자인과 아이디어가 종에 가미되어 악기, 요령, 말방울, 풍경, 범종, 에밀레종, 교회종, 보신각종, 학교종 등등으로 전개되어 온 것으로 생각된다. 더 자세한 것은 더 깊이 연구를 해보아야 하겠지만 말이지.

오늘따라 종소리가 그립다. 학교종소리도, 교회의 종소리도, 산사의 범종소리와 목탁소리도. 종소리는 흐릿한 우리의 의식을 깨워준다. 그런데 이제 그런 종소리를 잘 들어볼 수 없으니, 아마 이 사회에 경건하게 깨어 있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것은 종이 역사적 유물로서만 존재하고 현실에서는 멀어져 가는 데 그 원인의 일단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예? 스마트 폰 소리가 있지 않느냐고요? 아, 예, 그런데 그 소리는 예전의 종소리와 천양지차이가 나는데요. 저의 도서관엔 요령이 하나 있습니다. 전에 여주에서 산 것인데요, 종소리만은 못해도 가끔 흔들어 보면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풍경도 하나 사서 출입문에 달아놓았어요. 그 소리도 문을 여닫을 때마다 울리니 소슬바람에 울리는 그윽한 풍경소리는 아니어도 그런대로 들을 만은 하답니다. 이상 문정인문학도서관에서 벨 파워가 전해드렸습니다. BPBS(Bell Power Broadcasting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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