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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말과 글

2016. 6. 20(월)

말과 글

말은 하라고 있고, 글은 쓰라고 있다. 누가 한 말일까? 잘은 모르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 속에 잠재되어 있는 명언(?)이 아닐까 싶다. 여기서 한 술 더 뜬다면 말은 잘 하라고 있고, 글을 잘 쓰라고 있다, 가 될 것 같다. 사실 말이면 다 말인가? 말다워야 말이지. 글이면 다 글인가, 글다워야 글이지.

그런데 말을 말답게, 글을 글답게 쓰기는 의외로 쉽지 않다. 그래서 평생 말 연습, 글 연습을 해야 하나보다. 그게 바로 평생학습이고 평생교육이라고도 생각된다. 1996년부터 한 20여년 여러 대학에서 수업을 하며 절실히 느끼는 것은 학생들에게 말 잘 하는 연습, 글 잘 쓰는 연습을 시켜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는 기초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되, 궁극적으로는 그 말과 그 글에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그게 바로 참다운 인문학이라는 생각을 덧붙여보기도 했다.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는 것이 절반의 성공이라면, 행동을 말과 글에 맞게 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절반이라는 것도 강조하고 싶어졌다. 아니 말과 글은 좀 서툴러도 행동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도 강조하고 싶어졌다. 이는 내가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써서라기보다는 이때까지 수업을 통해, 교육의 본질은 곧 말과 글 그리고 그에 맞는 행동의 실천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사실 사회에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지식인들이 얼마나 많으며, 그들이 일으키는 문제 또한 얼마나 많은가?

세상에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고, 행동도 거기에 맞게 한다면 그게 전인(全人) 아니고 무엇일까? 전인교육, 전인교육, 말로만 외쳐서는 공염불에 머물 확률이 높다. 초등, 중등, 대학, 모든 교육, 모든 교과목에서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고, 행동을 거기에 맞게 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교육개혁이 아닐는지? 우선 선생님들부터 이런 걸 적극 실천해보면 어떨까? 구태의연한 주지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교도서관을 통한 구성주의 교육을 더불어 실천하면서 능동적인 참여수업을 해 나간다면 우리 교육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제도권 교육현장에서는 이게 잘 먹혀들지 의문이다. 그래서 도서관을 이런 교육을 하는 곳으로 탈바꿈을 하면 좋겠는데, 이것도 아직 도서관들이 교육의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교육자도 부족하여 냄비 뚜껑 변죽만을 울리고 있는 것 같아 속이 탄다.

“아니, 지금 공자님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하는 겁니까? 우선 수능이 급하고 취업이 급하지,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하다는 겁니까? 그런 건 살아가면서 다 본인들이 알아서 해결하는 겁니다.” 이런 항의가 내 귀 바퀴에서 모기소리처럼 웽웽거린다. 그러나 모기는 우리 몸에 질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똑똑히 알아두었으면 좋겠다. 질병은 예방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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