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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국회도서관 60년 3

 

3. 국회도서관의 서비스 체감온도는

역사가 오래고 좋은 도서관일수록 서비스는 새로워져야 한다. 전통과 관행은 시대에 맞게 지속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도서관은 영속적 존재(going-organization)이다. 영속적으로 도서관의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변해야 한다. 건물과 시설, 장서와 프로그램, 그리고 인간적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하는데 과연 국화도서관은 어떨까? 전에 몇 번 가보긴 했지만 최근의 모습이 궁금했다. 그래서 필자는 2012년 1월 18일 국회도서관을 답사하였다. 지인이 근무하고 있어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도 있었지만 그날은 일반 이용자들과 똑 같이 도서관을 있는 그대로 체험하기 위해 사전에 누구에게도 전화하지 않았다.

지하철 5호선을 타고 여의도역에서 내려 한참을 걸었다. 여의도공원을 지나 국회도서관에 들어섰다. 우선 접수대에서 컴퓨터로 이용자 등록을 하고 출입증을 받았다. 개인 책을 가지고 들어 갈 수 없다고 하여 사물함에 가방을 넣어두고 1층 대출실로 들어갔다. 탁 트인 공간에서 이용자들이 군데군데 앉아 무언가 자료를 이용하고 있었다. 내가 찾는 자료를 검색한 후 대출 대 직원에게 물었다. 내가 찾는 자료는 PDF파일로 이용할 수 있으므로 실물 자료이용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파일보다 실물을 보고 싶다고 해보았지만 안 된다고 했다. 지방에서 3시간 걸려서 왔는데 인터넷으로만 이용하라니, 실망이다. 2층으로 올라갔다. ‘최신자료실’에 들어가니 책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최신 2년 이내의 자료만을 개가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더 오래된 자료는 서고에 있어 대출신청을 해야만 볼 수 있다고 했다. 도서관자료의 역사성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최근 2년 이내의 자료만 개가식으로 볼 수 있고, 그 전 것은 폐가식으로 운영한다니 불편하다. 2년 이내의 책이라는데 내가 서지사항을 알고 있는 6개월 전에 나온 책을 찾아보니 목록도 실물도 보이지 않았다. 2년이라는 기준은 어디서 나왔는지, 모든 책의 반감기가 2년밖에는 안 되는지 의문이 들었다. 학위논문실 역시 최근 2년 이내 논문만 개가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했다. 논문의 배가가 멋져서 담당사서에게 사람이 없는 서가 사진을 한 장 찍어도 되는지 물어보니 안 된다고 했다. 왜 안 되는지에 대한 소상한 설명이 없다. 어린이실에 가 보았다. 이용자가 아무도 없었다(그 때 마침 공교롭게도 이용자가 없었는지는 모르지만). 사서에게 어린이들이 언제 많이 오느냐고 물어보니 방학 때 많이 온다고 했다. 지금이 방학 땐데... 중간 통로를 통하여 디지털 입법자료센터에 들어가니 놀라운 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디지털자료를 이용할 수 있는 최첨단의 시설이다.

전체적으로 돌아보니 건물과 시설은 매우 깔끔하고 훌륭하다. 모든 자료실과 로비에 양탄자를 깔아놓아서 소음을 방지하고 있었다. 장서는 2011년 8월말 현재 도서 320만권, 비도서와 전자파일도서, 디지털 콘텐츠, 정기간행물, 신문 등 274만점으로 총 594만점에 달해 가히 세계적 도서관이라 할만하다. 디지털자료의 구축과 이용 역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다만 좀 아쉬운 것은 인간적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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