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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세상은 아름답다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다

어느새 가을이 왔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2008년 여름, 9일간 실크로드에 다녀온 것을 제외하고 내가 한 일이란 냉방기 없는 방안에 틀어박혀 책 몇 권보고, 여행일기 25 편, 수필 30편 쓴 것이 전부다. 금년 2월, 서툰 글을 모아 ‘도서관에 피어나는 아카데미 연꽃’ 이라는 수필집을 낸 후 틈틈이 쓴 글들을 모으니 또 책 한 권 분량이 된다.

사실 문학적인 글을 쓰는 것은 내 전공과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수필만큼은 전공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수필(隨筆)이기 때문이다. 문학을 전공하지 않았어도 누구든 수필을 쓸 수 있고 또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학자들이, 모든 생활인들이 가정에서, 동네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일상 속에서 발견하고 느낀 좋은 생각이 있으면 글로 써서 세상에 알리는 것이 오히려 도리(道理)라고 생각한다.

좋은 생각과 글을 혼자만 간직하는 것은 이기적이다. 좋은 생각을 공유해야만 서로가 발전할 수 있다. 인터넷이 있어 이러한 생각의 공유는 더욱 촉진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만으로는 좋은 글을 접하는데 한계가 있다. 인터넷에는 남을 괴롭히는 글들이 무수히 많다. 특히 댓글들이다. 그래서 좋은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은 정제된 언어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쓴 ‘글들의 모임’이므로 읽는 이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 비록 달필가가 쓴 글이 아니라도 진실을 담은 글은 감명을 주기도 한다.

수필이나 일기는 우리 삶의 진면목이고, 솔직한 자기반성이다. 수필을 쓸 때는 아무런 저의(底意)가 없다. 눈, 귀, 코, 입, 피부로, 가슴과 머리에 들어온 그대로 진실한 삶의 양심을 표현할 뿐이다. 직업이 대학생을 가르치는 일이다 보니 젊은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고, 또 세상을 향해 하고 싶은 말도 많다. 그러나 한마디로 말한다면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다”는 것이다. 나의 글들이 아름찬 대학생활, 아름다운 세상을 살아가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2008. 9. 14 추석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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