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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20대에 꼭 해야 할 두 가지

20대에 꼭 해야 할 두 가지

대학 1학년 수업은 교수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아직 학생들이 어리기 때문입니다. 어리다는 것은 속된 말로 ‘철이 없다’는 뜻입니다. 대학에 들어오기는 했지만 아직 철이 없어 어디로 튈지 모릅니다. 1학년 수업은 보통 교양과목이기 때문에 한 클래스에 50명이 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략 선배들의 추천이나 입소문에 따라 학점을 잘 준다는 교수의 수업에 수강신청을 합니다. 그리고 수업 중에는 매우 소란합니다. 교수가 중간에 한마디씩 역정을 내고 경고를 주어도 그 효과는 그때 뿐, 오래 가지 않습니다. 여러 해 동안 1학년 수업을 하면서 겪은 나의 경험입니다.

그런데 ‘불혹’의 나이를 지나 ‘지천명’에 와 있는 사람으로서 1학년 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오늘 생각났습니다. 1학년은 으레 그러려니 하던 필자의 생각을 좀 바꾼 것입니다. 대학 1학년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는 말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왜냐고요? 필자가 늦깎이 학문을 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모든 일에 시기를 놓치면 회복할 길이 없습니다. 단 1년 늦는 것도 만회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이것은 나의 경험입니다. 필자는 학업이 한참 늦었습니다. 같은 나이의 친구들보다 10년이 늦었습니다. 생활고 때문이었죠. 공부는 하고 싶은 데 경제사정이 너무나 열악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벌어서 가족을 부양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말단 공무원에 취직을 했습니다. 그러나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공부는 제때에 제대로 해야 합니다. 머리가 잘 회전될 때 열심히 학문을 하고, 직장은 대학의 학문을 충실히 한 후에 찾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미리 직장부터 임시방편으로 이리저리 잡고, 알바하고, 적당히 휴학하고, 공부는 나중에 하겠다는 생각은 자가당착입니다. 언젠가는 딜레마에 빠질 것입니다. 임시로 잡은 알바나 직장이 마음에 들기는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계속 옮겨 보지만 또 임시일 뿐, 마음에 안 듭니다. 그러니 20대 초반에는 열심히 본인이 좋아하는 공부에 전념하는 게 좋습니다. 교양과 전공을 튼튼히 공부해서 어떤 문제가 나와도 그 본질을 이해하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학문이지요. 성실하게 그리고 제때에 제대로 배우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전공이 마음에 안 들면 1학년 때 바꾸는 게 좋습니다.

대학에서 학업을 충실히 하면서 3, 4학년 무렵부터는 진로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진로(進路)는 내 인생의 나아갈 길입니다. 어떤 학생은 부모님이 진로를 이야기하면 “제가 알아서 하겠다고”하며 대화 자체를 싫어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알아서 하겠다는 학생치고 정말 알아서 하는 학생은 별로 없습니다. 부모님과 대화하고 교수님과 전문가와도 상담해서 나의 적성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해야 하겠습니다. 그런 연후에는 자기의 목표 진로를 향해 시간과 노력을 집중 투자해야 합니다. 술 먹고, 담배 피우고,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습니다. 낭만도, 연애도 다 좋습니다. 그러나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나의 학업’과 ‘나의 진로’입니다. 그것은 내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대학 1학년은 인생의 학업과 진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낭만과 연애를 강조하다가는 학문도 진로도 큰 방해를 받을 것입니다. 내 수업에 등록한 1학년 65명 학생 여러분, 벨파위 교수의 의견에 동의하든 안 하든 그것은 여러분의 판단입니다. 그럼 개학날 만나요(2008.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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