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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학생의 정신

학생의 정신

새해 들어 생각해 본 것이 겨우 ‘학생 정신’입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줄곧 학생으로 살아왔는데, 학생의 정신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더구나 대학에서 20여 년 동안 강의를 하면서 명색이 선생이라고 나 자신이 학생임을 체감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수업 준비를 할 때마다 내가 새로운 걸 더 공부하지 않으면 강의도 설명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그래서 같은 과목이라도 뭔가 새로운 내용이나 표현이 없을까 인터넷이나 신간 서적을 읽기는 했었지만.

그런데 생각해 보니 강의를 준비하는 그 정도는 선생의 의무이지 학생 정신으로 보기에는 한 50% 부족한 것 같은 각성이 옵니다. 수업 준비는 그때그때 설명을 보완하여 학생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는 매우 소극적인 활동이라고 생각되네요. 하기야 학생 시절에도 그때그때 시험을 잘 보기 위해 학습했지, 진정 나의 지식과 지혜를 닦아 인류문명의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뭐 그런 적극적 정신으로 임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철이 덜 들어 그렇다고 치더라도 성인이 된 후에도 초중고 학생 시절의 사고방식에서 도약하지 못하고 날마다 하루하루를 그저 그렇게 종이만 만지며보낸 것 같아 허전합니다.

요즘 새 학기 강의를 위해 다시 새 책을 구해 읽으며 이제는 정말 구시대적 학습 태도를 버리고 참신한 학생의 정신으로 공부해야겠다는 각오를 해봅니다. 피상적으로 새로운 용어나 몇 개 보태는 그런 공부가 아니라 어떤 분야든 그 학문의 본질을 꿰뚫어 알고 나의 언어로 내 생각을 보태어 설명할 수 있는 그런 공부를 해야겠다는 것입니다. 노트에 충실히 메모하고 내 생각을 함께 적어놓고 이를 설명자료 ppt로 만들고, 이렇게 하면 학생은 곧바로 선생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은 공부하는 뇌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나아가 아는 바를 설명할 수 있는 뇌를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부를 하면 설명을 할 수 있습니다. 역으로 설명을 못 하면 공부를 안 한 것이고요. 하하.

얼마 전에 나대로 ‘메타인지’를 설명하는 글을 썼는데요. 학생은 메타인지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여 세상을 창의적으로 살아야 합니다. 요즘은 창발성이라는 말을 잘 쓰는데, 사전에 보니 “창발성(創發性)은 남이 모르거나 하지 아니한 것을 처음으로 또는 새롭게 밝혀내거나 이루어 내는 성질”이라 풀이하네요. 창발성은 학생, 선생, 경영자, 공직자, 현대인 모두에게 꼭 필요한 생존과 발전의 기재이며 학생 정신의 토대라고 생각되네요. 그래서 학생의 정신은 적극성, 자신감, 창발성 이렇게 정리해봅니다. 너무 중학교 校訓 같은가요? 이걸 캘리그래피로 써서 저의 서재에 걸어 놓아야겠습니다. 2021.1.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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