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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백신(vaccine)

백신(vaccine)

요즘 유튜브 강좌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더욱 활성화되는 느낌. 그런데 좋은 강의를 집에서 무료로 들을 수 있어 유익합니다. 요즘 듣는 강좌는 카오스 재단의 과학 강의입니다. 우주와 생명의 근원에 대한 원론적이고도 전문적인 내용이 새롭고 좋습니다. 아마도 네가 자연과학을 전공하지 않아 더 호기심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카오스 재단 강의는 ‘과학의 대중화’를 목표로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중화는 질적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대중의 과학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는 말씀도 새겨들으면 좋겠네요.

어제 유튜브에서 생물학자, 동물행동학자 최재천 교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생명의 근원과 생물 다양성에 대하여 유창한 한국어로 설명했습니다. 미국 유학을 오래 해 그런지 간혹 발성하는 영어 발음도 서툴지는 않네요. 그분은 인문학적 생물학을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통섭이라는 용어를 유행시킨 분, 오늘 들은 내용 중 인상적인 것은 생명의 본질은 ‘죽음’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를 포함한 개체 생물체는 수명을 다하면 죽지만, 그래야만 생물계가 항상 새롭게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참 묘하네요. “죽어야 산다, 생물계는 본래 그렇게 되어 있다”, 는 뜻으로 다가오네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상식이지만 다시 음미해볼 가치가 충분히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어떤 강의에서는 요즘 코로나 상황과 관련해서 ‘행동 백신’, ‘생태 백신’이 중요하다는 말씀도 강조했습니다. 코로나19 의약 백신은 이제 겨우 개발되어 각국에서 순차적으로 접종에 들어갔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들의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기본이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실천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것도 상식이지만 소홀히 하기 쉬운 우리들의 습관입니다. 원론적으로는 2~3주 정도 전 국민이 외부 활동을 중단하면 바이러스가 저절로 소멸한다는 데 우린 사회적 동물이라서 코로나19가 이렇게 오래 남아 있다는 것, 그래서 예방 행동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었습니다.

백신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두묘(痘苗)라고 나옵니다. 백신은 해당 병원균을 인체에 미리 소량 투입하여 그 병을 약간 앓게 하여 선제적으로 항체를 구성하는 의학 기술, 두묘라는 한자 의미가 이를 잘 나타내고 있네요. 질병의 묘목, 역병의 모종이라는 뜻, 하지만 질병의 모종을 잘 못 심으면 질병에 걸릴 위험이 있기에 안전한 백신 개발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머지않아 이 땅에도 외국서 만든 백신이 들어온다는데 그 백신으로 집단면역이 형성되기까지는 오래 걸린다고 합니다. 그러니 행동 백신은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예방 행동입니다.

유튜브에는 허접한 내용도 많지만 유익한 내용도 많습니다. 행동, 행동이 미래를 결정합니다. 어떤 부문에서든 행동[作爲, 不作爲]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백신의 선택도 유튜브의 선택도 모두 행동입니다. 어떤 행동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개별 사피엔스의 몫이지만요. 2021.1.22.(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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