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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메타인지

메타인지

메타(meta) 라는 말의 구체적인 의미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메타포(metaphor)를 중학교 때 배웠습니다. 메타포는 아이러니하게도 영어 시간이 아니라 국어 시간에 배웠지요. 사전에서 메타포란 은유, 암유, 비유라고 간단히 설명하는데요, 부연하면 사실을 직접 표현하는 직설법과는 달리 상상과 비유로 표현하는 법, 즉 은유법이랍니다. 특히 시에서는 은유와 비유를 많이 씁니다. 시치고 은유가 아닌 시는 별로 없습니다. 사실의 나열은 시가 아닌 거죠. 예를 들어 ‘나’라는 시를 쓴다고 하면,

별 달 구름 나무

나는 그 속에 살고 있다.

 

여름에 농사짓고

가을에 방아 찧어

 

힘들지만 그렇게

나는 잘살고 있다.

 

이런 걸 시라고 할 수 없다는 거죠. 사실의 나열에 불과하니까요. 그래서 시는 메타포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위의 진술을 메타포를 넣어 가감하면,

별과 달과 함께 가는

저 구름

 

나는 나뭇잎 날개 달고

두둥실 하늘을 난다.

 

초록 평원 내려 보며

황금 풍요를 맛본다.

 

종로 방앗간에

옹기종기 재잘재잘

곳간(庫間) 가득 평화를 담는다.

 

난 이제 배부른 소크라테스가 된다.

 

이렇게 쓰면 좀 시 같아지죠. 언제부턴가 ‘메타(meta)’라는 말이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메타인지, 메타정보 등. 메타는 어느 경우나 구체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뇌가 생각할 수 있는 상상의 세계인가 봅니다. 그런데 인간은 상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문명을 개선해왔습니다. 다른 동물은 상상력이 부족해 문명을 일으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인간도 상상이 상상으로 끝나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부터 한 차원 높은 메타인지가 필요합니다.

어떤 이는 메타인지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것”이라고도 설명합니다. 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은 알고 있고, 무엇을 모르는지, 이런 걸 파악하는 것, 생각의 생각을 메타인지라 한다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내가 있는 위치와 현황을 알아차리고 이를 바탕으로 나의 행동 방향을 결정하는 것, 이건 곧 정상인의 기본이라 할 수 있을 텐데요, 하지만 우리는 많은 교육을 받아도 자신을 아는 것에 대해서는 미숙합니다. 독립적이지 못한 거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설사 지신을 알아차렸다고 해도 상황 해결을 위해 실천해 나가는 일은 참 어렵습니다. 메타인지가 매우 부족하다고 할 수 있는 거죠. 나 자신을 정확히 파악하기도 어려운 일인데, 나의 결점을 개선하기 위해 무언가 실천하는 건 더욱 어렵겠죠. 이게 쉽다면 당신은 이미 소크라테스, 그래서 나훈아의 트로트 신곡 “테스형” 같은 노래가 나온 걸까요.

저 나름 메타인지의 의미를 정리해보면 학문에서, 교육에서, 사회생활에서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깨닫고,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용맹정진하는 태도와 능력, 이런 깨우침과 실천 태도를 메타인지라고 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볼 때 저도 메타인지 능력이 턱없이 부족했다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나 자신을 더욱 깨달아 노닥거리지 말고 용기 있게 살아야겠습니다. 학문에서, 교육에서, 사회생활에서 말이죠. 그런데 이런 이해가 맞는지는 메타인지에 관한 책을 더 읽어보아야겠습니다. 그래서 최근  "메타인지, 생각의 기술" 이라는 신간을 구했습니다.  2021.1.1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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